[인터내셔널포커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크섬(Khark Island)에 대한 미군 공습 사실을 공개했다. 군사시설만 겨냥했다고 밝혔지만, 이란 경제의 핵심 축인 석유 수출 거점을 직접 타격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중동 전쟁의 새로운 경계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군이 하르크섬 내 군사 목표물을 강력하게 공습했다”며 “군사시설은 완전히 파괴됐지만 석유 인프라는 의도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또는 다른 어떤 세력이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자유 항행을 방해할 경우 이 결정을 즉시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이란 경제의 핵심 기반을 직접 겨냥하면서도 국제 원유시장 충격은 일정 부분 관리하려는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은 셈이다. 하르크섬은 이란 전체 원유 수출의 약 90%가 통과하는 전략 거점으로, 이란 경제의 ‘석유 심장’으로 불린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12일 성명을 통해 “이란 영토와 섬에 대한 어떤 침해도 모든 자제를 끝내게 만들 것”이라며 “공격이 현실화되면 페르시아만은 침략자의 피로 물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군의 피에 대한 책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군도 같은 날 에너지 시설 공격에 대한 보복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 대변인은 “에너지 인프라와 항만에 대한 공격은 파괴적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르크섬은 페르시아만 북부에 위치한 면적 약 49㎢ 규모의 섬이다. 이란 본토 해안 상당수가 수심이 얕아 초대형 유조선 접안이 어렵기 때문에, 심해 접안이 가능한 이 섬이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 역할을 맡아왔다. 남부 해안에는 대형 저장탱크 수십 기와 심해 부두, 초대형 유조선 접안시설, 숙소, 간이 활주로가 집중돼 있으며, 해저 송유관으로 이란 주요 유전과 연결돼 있다.
1960년대 미국 석유기업이 건설한 이후 하르크섬은 이란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로 기능해왔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반복적인 폭격 대상이 됐지만, 미국이 직접 군사 행동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이 단순한 군사작전이 아니라 경제전 성격을 띤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전쟁 지속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에너지 수출 기반을 압박하는 동시에, 필요할 경우 섬 자체를 장악하는 방안까지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사적으로는 점령보다 유지가 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란은 여전히 드론, 무인정, 해안포 등 비대칭 전력을 대량 보유하고 있어, 미군이 섬을 확보하더라도 지속적인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하르크섬 공격이 오랫동안 워싱턴이 넘지 않던 레드라인이었다고 본다. 시설 파괴나 점령은 이란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국제 유가 급등과 전면전 확산을 초래할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이번 공습이 향후 석유시설 직접 공격으로 확대될 경우, 중동 분쟁은 군사 충돌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전체를 흔드는 국면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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