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이 전기차에 적용돼 온 ‘숨김식(플러시) 도어 손잡이’ 사용을 금지했다. 이 같은 설계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중심으로 확산됐지만, 잇단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서 중국이 세계 최초로 규제에 나섰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2일 새 안전 기준을 발표하고,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은 기계식으로 직접 작동하는 외부 도어 손잡이를 반드시 갖추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에 널리 쓰이던 숨김식 도어 손잡이는 사실상 금지된다.
공업정보화부는 새 기준을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며, 이미 형식 승인을 받은 차량도 2029년 1월까지 설계를 변경해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중국 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해 10월, 샤오미의 전기차 샤오미 SU7이 쓰촨성 청두에서 화재로 전소되며 운전자가 차량에 갇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정전으로 도어가 열리지 않아 구조가 지연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숨김식 손잡이 설계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중국 당국은 사고 당시 차량 내부 인원이 탈출하지 못하고 외부 구조도 어려웠다는 점에 주목해, 전원 차단 상황에서도 즉시 작동 가능한 물리적 개방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규정은 중국 내 판매 차량에만 적용되지만,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파급 효과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테슬라 차량의 도어 구조가 이미 안전 조사 대상에 오른 바 있으며, 유럽 규제 당국도 유사한 기준 도입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상하이 소재 자동차 컨설팅업체 창립자인 빌 루소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소비 시장에서, 신기술에 대한 글로벌 규칙을 만드는 규제 설계자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이 먼저 기준을 정하면, 이 규칙은 중국산 전기차 수출과 함께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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