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율 관세에도 2025년 판매 81만 대 돌파… 점유율 두 배 확대
[인터내셔널포커스]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 압박 속에서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5년 한 해 동안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유럽 판매량은 81만 대를 넘어섰고, 시장 점유율은 전년의 두 배 수준인 6%대를 기록했다.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차가 유럽 소비자의 선택지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의 집계에 따르면, 2025년 12월 유럽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115만 대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 브랜드의 월간 판매량은 처음으로 10만 대를 돌파해 10만9900대를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도 9.5%까지 확대됐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4.5%)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도 성장세는 뚜렷했다. 2025년 유럽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은 1330만 대로 2.3% 증가했고, 순수 전기차는 3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34% 성장했다. 이 가운데 중국 자동차 업체의 유럽 판매량은 81만1000대로 전년 대비 99% 급증하며 점유율 6.1%를 기록했다. 2024년의 3.1%에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유럽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발상지이자,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이 시장에서의 약진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질적 전환’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평가된다.
선두주자들, 각기 다른 해법
브랜드별로 보면 상하이자동차 산하 명각(MG)이 가장 앞섰다. 명각은 2025년 유럽에서 30만7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6% 성장했으며, 판매 순위 16위로 중국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영국 브랜드로 출발한 명각은 중국 인수 이후에도 ‘영국 혈통’을 적극 활용해 현지화를 추진해 왔다. 디자인은 런던의 디자인센터에서, 주행 세팅과 테스트는 버밍엄 인근 롱브리지 기지에서 진행해 ‘유럽 감성’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만 파운드 이하의 가격대와 비교적 합리적인 전기차 가격 전략도 고율 관세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그 뒤를 이은 것은 BYD다. BYD는 2025년 유럽에서 18만7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76% 급증했고, 판매 순위도 31위에서 22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충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유럽 시장의 현실을 공략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기존에 폭스바겐이나 푸조가 장악해 온 중형 친환경 SUV 시장에서도 중국차의 존재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추격자들의 빠른 확장
체리 산하 재쿠와 오모다는 각각 판매 3·4위를 기록했다. 두 브랜드를 포함한 체리 계열의 2025년 유럽 판매량은 12만 대로, 2024년의 1만7000대에서 크게 늘었다.
중국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폴스타도 유럽에서 판매가 56% 증가해 4만7000대 이상을 기록했다. 폴스타를 비롯해 지커, 링크앤코를 포함한 지리자동차 그룹의 유럽 판매량은 6만8000대로 전년 대비 58% 성장했다.
한편 리프모터는 3만3567대를 판매해 중국 브랜드 중 6위를 차지했다. 스텔란티스와의 협력을 계기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한 리프모터는 2026년 글로벌 판매 100만 대, 해외 판매 10만 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세의 벽을 넘는 기술 경쟁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고율 관세라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판매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12일에는 중국과 EU가 전기차 반보조금 분쟁과 관련해 가격 약정 방식 도입을 논의하며 협상 진전을 이뤘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사무총장인 추이둥수(崔东树)는 “초기에는 가격 조정 과정에서 단기적 판매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현지 생산 확대와 제품 경쟁력 강화가 병행되면 유럽 내 중국 전기차 판매는 다시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26~2028년 중국 전기차의 EU 수출이 연평균 20% 안팎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거리에서 중국 자동차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닌 ‘일상적 선택지’가 되는 순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경쟁 논리는 다시 쓰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와 무역 규칙이 높은 장벽을 세울 수는 있지만, 기술과 사용자 경험이 만들어내는 흐름까지 막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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