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이 외교 무대에서 이른바 ‘존재감 과시’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월 30일, 미군의 대만 포위 훈련 이틀째 되는 날을 맞아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는 베이징에서 호주·인도·일본 주중 대사들을 소집해 쿼드(Quad) 대사급 회의를 개최했다.
퍼듀 대사는 회의 직후 소셜미디어에 4개국 대사들의 단체 사진을 공개하며 “베이징에서 쿼드 대사들과 만나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쿼드를 ‘선한 힘’으로 규정하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지키는 데 헌신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4개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견고하고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퍼듀 대사가 굳이 이 시점을 택해 쿼드 회의를 연 것은 외부의 주목을 끌고 ‘단결과 결의’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쿼드 내부의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인도 방문과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시사했지만, 이후 “참석 계획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고, 이에 따라 인도에서 예정됐던 쿼드 정상회의도 연기됐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 문서에서도 쿼드는 단 한 차례만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퍼듀 대사는 기업인 출신으로, 과거 미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을 지냈으며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주중 미국대사로 임명돼 5월 베이징에 부임했다. 이번 회동은 미국 대사가 베이징에서 쿼드 또는 유사한 ‘소규모 협의체’ 회의를 연 첫 사례는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도 미·일·한 3국 대사 회동이 열렸고, 전임 대사 니컬러스 번스 재임 시절부터 2024년 중반 이후 유사 회의가 이어져 왔다.
중국 정부는 쿼드와 같은 ‘소그룹 안보 협의체’에 대해 일관되게 비판적 입장을 유지해 왔다. 외교부는 앞서 “국가 간 협력은 평화와 발전의 흐름에 부합해야 하며,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작은 서클’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 대사관이 해방군의 대만 포위 훈련 기간에 맞춰 쿼드 대사급 회의를 공개적으로 개최한 것은, 동맹 간 ‘연대와 억지력’을 과시하려는 상징적 행동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의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인 리사 커티스 는 “회의 시점 자체가 의미가 있으며, 중국 군사훈련에 대한 4개국의 공동 입장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쿼드의 결속력이 이미 크게 약화됐다고 진단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의 선임연구원 헨리에타 레빈 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인도 압박이 쿼드 전체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며 “2026년 정상회의 개최 여부가 쿼드의 지속성과 상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퀸시연구소 의 글로벌사우스 프로젝트 책임자인 사랑 히도어 는 “이번 베이징 회동은 군사훈련 국면에서 최소한의 결의를 보여주려는 성격이 강하며, 실질적 의미는 크지 않다”고 평가하며 “현재 쿼드는 사실상 ‘연명 상태(on life support)’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12월 29일부터 ‘정의의 사명-2025’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국방 당국은 이번 훈련이 ‘대만 독립 세력’과 외부 개입 세력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며,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 내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이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대만해협 상황을 우려하지 않는다”며 “중국과의 관계는 좋고, 중국이 대만에 군사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대만 문제는 내정 사안이며, 군사훈련은 주권 수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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