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일제 강점기 일본군의 생체실험과 세균전 범죄를 입증하는 새로운 사료가 공개됐다.
중국 침략 일본군 제731부대 죄증진열관은 27일, 일본군 731부대 하이라얼(海拉尔) 지부장이었던 가토 쓰네노리(加藤恒则)의 자필 진술서를 처음으로 공개 해석했다고 밝혔다. 이는 소련이 731부대 관계자들을 체포한 뒤 확보한 친필 진술서가 공식적으로 공개된 첫 사례다.
해당 사료 원본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바이칼 연해주 지부에 보관돼 있던 자료로, 푸시킨 과학도서관을 통해 비밀 해제 절차를 거쳐 올해 2월 731부대 죄증진열관에 기증됐다.
진술서는 1948년 2월 17일 작성된 것으로, 가토 쓰네노리가 소련 치타에서 체포된 이후 직접 작성한 진술이다. 일본어 친필 원본과 러시아어 번역본으로 구성돼 있으며, 피체포자 기록, 개인정보 등록표, 범죄 행위에 대한 상세 진술이 포함돼 있다. 가토는 731부대 예하 543부대(하이라얼 지부)의 마지막 지부장으로, 고등 의학 교육을 받은 군의관 출신이다.
진술서에는 731부대의 조직 체계와 기능 분담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가토는 “하얼빈 핑팡(平房) 특별군사기지에 약 3000명이 주둔했으며, 무단장·린커우·쑨우·하이라얼·다롄 등지에 5개 지부를 둔 ‘본부-부서-지부’ 구조로 운영됐다”고 진술했다.
특히 “특설 감옥에 약 200명의 중국인 포로를 수감하고, 탄저균·장티푸스·페스트 등 각종 병원균의 효과를 실험했으며, 모든 연구는 생체실험을 동반했다”고 명시해 세균전 범죄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하이라얼 지부는 ‘소련을 겨냥한 세균전 전진기지’로 설립됐으며, 인원은 약 120명 규모였다. 겉으로는 방역과 수처리 설비 유지 업무를 담당했지만, 실제로는 흰쥐 사육과 벼룩 대량 배양 등 세균전 핵심 임무를 수행했다. 진술서에는 연료통 장치를 활용해 매달 최대 10kg의 벼룩을 생산해 병균 확산에 사용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스청(金士成) 731부대 죄증진열관 선전·전시부 주임은 “이번 자료는 하바롭스크 전범 재판 이전의 수사 과정을 보완하는 결정적 사료”라며 “가토는 전후 범죄 가담을 은폐하고 지부의 기능을 축소해 진술함으로써 군사재판을 피하고 1955년 일본으로 귀국했으나, 이번 공개로 그의 역사적 거짓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진술서에는 또 1945년 6월 도쿄에서 ‘세균전 준비 중단’ 명령이 하달됐다는 내용도 기록돼 있다. 이는 세균전이 일부 군인의 일탈이 아니라 일본 군부 수뇌부의 통제 아래 이뤄진 국가 범죄였음을 입증하는 대목으로, 일본 극우 세력의 범죄 부인 주장에 대한 강력한 반증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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