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AI 도시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베이징, 항저우, 선전이 선두권을 형성하며 중국 인공지능 산업의 새로운 삼국지를 그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 10대 인공지능 도시’에는 베이징, 항저우, 선전, 상하이, 허페이, 우한, 광저우, 난징, 쑤저우, 청두가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의 연구개발 역량, 동부 연해지역의 산업기반, 중서부 도시의 기술추격이 맞물리며 전국적으로 인공지능 산업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베이징은 전체 AI 기업의 약 40%가 집중돼 있으며 대형 언어모델(LLM) 연구력에서 단연 선도적이다. 바이두의 ‘원신(文心)’과 반도체 설계기업 ‘한우기(寒武纪)’, 그리고 정부 차원의 ‘베이징지위안(智源)’ 인공지능 연구원이 핵심 축이다. AI 엔지니어 수요는 전년 대비 54% 늘었고, 중견급 엔지니어의 연봉은 50만~100만 위안(한화 약 9천만~1억8천만 원)에 이른다.
항저우는 ‘오픈소스 대모델의 수도’로 부상했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을 중심으로 ‘딥시크(DeepSeek)’와 ‘통의천문(通义千问)’ 등 다양한 오픈소스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AI+전자상거래, 금융 리스크 관리 등 응용 분야가 활발하며, 대형 기업들은 연봉 100만 위안 이상의 조건을 내걸며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선전은 산업화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로 꼽힌다. 화웨이와 텐센트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장(大疆, DJI), 영시(影石) 등 신흥 스타트업이 도시 전역에 퍼져 있다. 2024년 인공지능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2800개 이상의 기업이 활동 중이다. AI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은 50만~80만 위안으로 베이징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상하이는 연산력(算力) 인프라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장쟝(张江) 집적회로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의료, 스마트 제조 등에서 AI 응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허페이는 ‘커다쉰페이(科大讯飞)’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음성인식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며 ‘AI 음성의 도시’로 자리 잡았다.
우한은 AI 칩과 스마트컴퓨팅 하드웨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자동운전용 칩 개발사 ‘흑지마(黑芝麻智能)’와 통신장비 업체 ‘봉화통신(烽火通信)’ 등이 이끌고 있다. 광저우는 제조업의 AI 전환이 활발하며 자율주행, 의료AI 등에서 응용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난징은 난징대 주즈화(周志华) 교수팀과 로봇기업 에스턴(埃斯顿)을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 연구가 활발하다. 쑤저우는 음성 인터페이스와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선도적이며, ‘스피치AI(思必驰)’와 ‘코보스(科沃斯)’ 등이 제조업과 결합한 상용화에 성공했다. 청두는 ‘具身智能(구체적 지능)’ 연구에 집중하며, 스마트 고객센터·항공관제 등 특화 산업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이 같은 도시 경쟁은 세 개의 핵심 권역으로 수렴된다. 상하이·항저우·쑤저우를 중심으로 한 장강삼각주, 선전·광저우의 주강삼각주, 그리고 베이징 중심의 징진지(京津冀) 권역이다. 여기에 우한과 청두가 빠르게 성장하며 중서부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 중국 디지털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관련 인재 수요는 연간 4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AI 기술자의 평균 연봉은 기존 IT 직군보다 20~40% 높다. 대모델 개발자와 자연어처리(NLP) 전문가의 연봉은 70만 위안을 넘기며, AI 분야가 가장 ‘돈이 되는 산업’으로 꼽힌다.
AI는 더 이상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제조, 교육, 의료 등 전통 산업 전반에서 ‘AI+X’ 융합형 인재가 필요해지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은 인공지능의 깊이와 속도로 가늠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베이징이 연구를, 항저우가 개방을, 선전이 실용화를 이끌며 중국의 인공지능 지형은 거대한 재편기에 들어섰다. AI가 도시 성장의 엔진이자 ‘새로운 GDP’로 불리는 시대, 중국의 AI 삼국지는 이제 막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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