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포투데이] 중국 여름 흥행작 <난징 사진관>이 지난 8월 15일 미국과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개봉했다. 공교롭게도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지 꼭 80년 되는 날이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지금, 북미 극장가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중국 영화 데이터 플랫폼 집계에 따르면 북미 수익은 73만 달러(약 525만 위안)에 머물고 있으며, 호주·뉴질랜드에서도 50만 달러 정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상영관 수의 차이가 결정적이었다. 같은 시기 북미 1위 영화<웨폰>이 3천여 개 상영관에서 개봉된 데 비해, <난징 사진관>은 250여 개관에 불과했다. 단관당 평균 매출은 준수했지만, 스크린이 턱없이 적으니 전체 성적이 오르기 어려웠다.
더 뚜렷한 차이는 언론 반응에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 CNN, NBC, CBC 등 북미 주류 언론은 이 영화 개봉 사실조차 보도하지 않았다. 할리우드 전문지 버라이어티와 데드라인이 간단한 배급 소식을 전한 게 전부였다. 연초 <너자2>가 해외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과는 대조적이다. 로튼토마토와 메타크리틱 등 평론 사이트에서도 리뷰와 평점은 거의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영화를 직접 본 관객과 일부 평론가들의 반응은 진지했다. 캐나다에 사는 일본 언론인 노리마쓰 사토코는 “상영관이 가득 찼고, 곳곳에서 눈물이 터졌다”며 “절망과 분노, 사랑과 희망이 교차하는 인간의 감정을 담아냈다”고 평했다. 그는 특히 “일본군의 만행을 묘사하면서도 절제와 균형을 잃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평론가 아비 오퍼는 “역대 최고의 난징대학살 영화 중 하나”라고 치켜세웠다.
BBC는 이 영화와 <731>을 함께 다루며 “중국의 전쟁 기억을 다시 불러낸 작품”이라고 평가했지만, 일본 우익의 역사 왜곡을 단순히 ‘논란’으로 처리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일본의 부정을 과민하게 반응한다”는 해석을 내놨지만, 실제로는 일본 극우의 집요한 부정이 이런 작품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객들의 목소리는 더 절실하다. “영화가 끝난 뒤 극장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곧 울음이 번졌다”는 증언, “이런 영화를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교육계 인사의 말이 이어진다. 말레이시아, 호주 등지의 관객들은 자국이 겪은 전쟁 피해를 떠올리며 “이 이야기가 더 많은 나라에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에서의 성적만 놓고 보면 <난징 사진관>은 조용히 스쳐 지나간 영화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영화를 본 사람들이 흘린 눈물과 목소리는, 이 작품이 건드린 기억과 상처가 국경을 넘어 여전히 울림을 갖고 있음을 증명한다. 흥행의 숫자는 미약해도, 역사와 인간을 마주한 경험은 결코 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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