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제조업이 단순한 양적 팽창을 넘어 ‘디자인’과 ‘혁신’을 중심으로 한 질적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3D 프린팅, 스마트 가전, 맞춤형 전기차 등 첨단산업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스마트 제조’ 시대가 도래했다. 미적 감각과 지능형 생산, 문화적 브랜드 가치가 결합해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의 위상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은 단순한 상품 생산자를 넘어 세계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디자인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통 공예와 현대적 미학을 접목한 ‘라오푸 골드’는 올해 6월 싱가포르에 첫 해외 매장을 열고 긴 대기 행렬을 기록했다. 방문객 대다수가 첫 구매자일 만큼 브랜드 디자인과 공예, 상징성에 매료된 것이다. 16년 전 창립된 이 브랜드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비즈니스 모델로 전통 주얼리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으며, 지난해 매출과 이익이 각각 166%, 254% 뛰어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중문화 분야에서는 ‘팝마트’가 대표적이다. ‘라부부’라는 캐릭터 상품으로 전 세계 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00명 규모의 디자인팀이 스케치부터 재질 표현까지 직접 맡으며 디자인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또한 푸젠성의 과일 모티프 식기류는 해외에서 2백만 위안어치가 팔렸고, 저장성 이우의 태양광선풍기모자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에서 5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전통 기술과 현대 디자인, 디지털 기술의 융합이 ‘메이드 인 차이나’의 가치 사슬을 새롭게 쓰고 있다는 평가다.
사우스웨스턴 재경대 우인 교수는 “전통 공예와 혁신적 디자인을 접목한 브랜드의 인기에서 알 수 있듯, 문화와 디자인의 프리미엄이 중국 제조업 가치를 새롭게 재편한다”며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중국 고유의 문화적 디자인 요소를 산업 생산과 더욱 긴밀히 결합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14차 5개년 계획(2021~2025) 기간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며 혁신 역량을 꾸준히 키워왔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출입은 연평균 5.7%씩 증가했고,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2024년 11위를 기록, 중소득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산업 디자인 혁신은 소비재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국제 공급망 박람회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바이오닉 핸드 등 스마트 제조 제품이 대거 선보이며 고도화된 산업 디자인의 위상을 확인시켰다. 산업경제연구소 관빙 소장은 “산업 디자인은 제품 설계부터 공정 혁신, 비즈니스 모델까지 제조업 가치사슬 전반에 융합되고 있다”며 “더 정교해진 디자인은 디지털화와 지능형 제조에 대한 요구를 높여 생산 체인 전반의 업그레이드를 촉진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분야의 샤오미 공장은 로봇 700대 이상이 가동되며, 단일 다이캐스팅 기술로 부품 수를 72개에서 1개로 줄여 생산 시간을 74% 단축하는 등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YU7 모델의 조개껍질 형태 후드와 맞춤형 색상 등 디자인도 소비자 맞춤형 경향을 반영한다.
인공지능(AI) 기술 역시 산업 디자인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 회사 IAT는 AI와 음성 명령을 활용해 디자인 속도를 50%가량 높였고, 2024년 중국 AI 산업 규모는 7천억 위안을 넘었다. AI는 산업 디자인뿐 아니라 교육, 콘텐츠 제작 등 여러 분야에 융합되며 스마트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하지만 제조업 혁신에는 여전히 과제가 많다. 산업 성장 속도에 비해 인재 양성 및 교육 개혁은 더디고, 디자인에 대한 투자와 인식도 부족하다. 단기 이익에 집중하는 기업 문화도 걸림돌이다. 산업정보기술부 산하 연구원 커빈은 “디자인 혁신을 촉진하려면 인센티브 체계 마련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가치 평가 시스템 구축, 지능형 제조에 맞는 융합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맥킨지 보고서는 중국의 지능형 제조와 산업 자동화 정책이 혁신 기술과 맞물려 2025년까지 세계 자동화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5년간 중국 제조업은 ‘도약적 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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