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위대는 못 간다”…日 정부, 수년째 민간에 ‘유사시 자력 대피’ 경고
[동포투데이]일본 정부가 대만에서 사업 중인 자국 기업들에 대해 "유사시 스스로 철수 방안을 마련하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대만 유사시 곧 일본 유사”라며 강경한 자세를 취해온 일본 정부의 실제 대응 기조가 한층 신중하고 방어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9일 복수의 일본 관료 및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최근 몇 년간 대만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에 "유사시 일본 정부나 자위대의 지원 없이 자력 철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전달해왔다고 보도했다.
두 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자위대는 헌법상 외국에 파병되기 위해선 해당국 정부의 공식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본은 대만을 외교적으로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이 일본 자위대의 대만 진입을 허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고 있다. 한 일본 관료는 “외교적으로 우리는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2년부터 몇몇 일본 대기업은 매년 자사 대만 주재 직원의 철수 훈련을 자체적으로 실시해왔으며, 일본 정부 관계자들도 비공식적으로 이 훈련에 참가했다고 한다. 훈련은 철저히 민간 주도로 운영됐으며, 자위대나 일본군이 개입하는 시나리오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입장은 대만 내 일본 기업들 사이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은 유럽연합(EU), 미국에 이어 대만에 세 번째로 많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해온 국가지만, 일본 기업들의 대만 투자액은 2022년 17억 달러에서 지난해 4억 5,200만 달러로 27% 이상 급감했다. 현재 약 3,000개 일본 기업이 대만에 진출해 있으며, 이 가운데 약 1,000개는 반도체 관련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
FT는 미국의 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최근 대만에 새로운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일본은 거의 멈춘 상태”라고 밝혔다. 일본 대기업 관계자도 “미국과 일본이 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대만은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행보는 미국의 요구와도 맞물려 있다. 지난 7월 11일자 FT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일본 및 호주 정부에 대만 유사시 대응 역할을 명확히 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의 정책 부문 부장관인 엘브리지 콜비가 직접 이 문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국방비 증액과 함께, 대만 충돌 시 명확한 개입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호주 당국자들은 미국의 요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시아 전문 분석가 재커리 쿠퍼는 “미국 스스로 무조건 개입을 약속하지 않으면서, 동맹국에 확실한 보장을 요구하는 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측은 이번 일본 정부의 신중한 입장 변화에 대해 “당연한 귀결”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 천빈화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민진당 당국이 무력을 통한 독립을 꾀하고 외세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정세를 긴장시키고 있다”며, 이는 “외자 기업의 대만 시장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도 지난 3월, “대만 유사시 곧 일본 유사”라는 일본 내 주장을 정면 비판하며, 이는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훼손하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일본 정부의 이중적 대응 외교적 수사는 강경하지만 실제 행동은 신중하고 제한적인 행보는 미중 간 전략 경쟁 속에서 일본이 처한 정치·외교적 복잡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BEST 뉴스
-
대림동, 극우 반중 시위…시민단체 맞불 집회로 충돌 일촉즉발
[동포투데이] 서울 최대 중국인 밀집 지역인 대림동에서 7월 11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등 극우 성향 인사 약 40명이 반중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Only 尹’(윤석열 복직 요구)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중국은 물러가라”는 등 혐오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중국계 주민들... -
"청도와 세계의 건배"…제35회 청도 국제맥주축제 개막
[동포투데이] 중국 산둥성 청도시가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월 18일 밤, 청도 서해안 신구 금사탄 맥주성에서 제35회 청도 국제맥주축제가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청도와 세계가 함께 건배한다"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국제맥주축제는 8월 16일까지 열린다. 개막식 공연은 시청각 예술의 ...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1회 발표회 성료
[동포투데이]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과 한국외국어대학교 KFL대학원(원장 김재욱)이 공동 주최한 ‘제11회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발표회’가 7월 14일 오후 1시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대학원 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디아스포라와 세계시민을 잇는 정체성 교육’을 주제로 열... -
“윤석열 전 대통령, 재구속”…로이터 “내란죄 수사 탄력받아”
[동포투데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7월 10일 재수감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 -
더불어민주당 “모스탄 푸대접으로 한미관계 파탄? 국민의힘 가짜뉴스 비호 그만해야”
[동포투데이]더불어민주당은 17일 국민의힘 이준우 대변인이 모스 탄(Moss Tan) 씨에 대한 ‘푸대접’이 한미관계 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준우 대변인의 발언이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이냐”며 공개 질의했다. 김 대변인은... -
태국-캄보디아 국경서 총격전…대사 추방·외교 격하로 번진 군사 충돌
[동포투데이] 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 지역에서 총격전을 벌이며,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외교 채널은 사실상 단절됐고, 국경에서는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긴장은 하루 만에 외교적 갈등에서 실제 교전으로 확산됐다. 태국 육군은 24일 오전, 캄보디아 북서부 오다르...
NEWS TOP 5
실시간뉴스
-
갈등 넘은 첫 발걸음… 모디 총리, 5년 만에 중국 방문
-
소문으로만 알던 땅, 마음이 머문 곳… 장쑤 청년이 만난 ‘연변’
-
“핵 없는 세상”의 약속 되새긴 히로시마…피폭 80년, 살아남은 이들의 마지막 증언
-
맥도날드 중국, '현지화 속도'로 1만 개 매장 시대 연다
-
가짜 원사, 진짜처럼 통했다… 완샤오핑 사태가 남긴 질문
-
"中 자율주행차, 세계 도로 누빈다"…두바이부터 룩셈부르크까지 로보택시 진출 가속
-
태국 외교부, 캄보디아 지도자 암살 계획설 전면 부인
-
중국군 수뇌부 ‘줄줄이 실종’…건군 98주년 행사에 상장 7명 불참
-
中 후난 도심서 무차별 칼부림… 2명 사망·3명 중상
-
“결혼은 사치?”…중국, 결혼 기피 확산에 정책 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