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미국이 중국 출신 유학생들의 비자를 대거 취소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핵심 분야 전공자와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인물들이 주요 대상이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정치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국무부는 국토안보부와 협력해 일부 중국 유학생의 비자를 철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상은 미국의 핵심 기술과 전략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과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인물들이다. 아울러 중국과 홍콩 출신 모든 비자 신청자에 대해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중국은 두 번째로 많은 유학생을 보내는 국가다. 2023~2024학년도 기준,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은 27만명을 넘어 전체 유학생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번 발표는 중국 유학생 한 명이 미국 내 반체제 활동가를 위협한 혐의로 최근 9개월 형을 선고받은 사건 이후 나왔다. 미국 측은 이번 조치가 국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정치적 의도가 짙은 차별 조치라고 반박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념과 국가 안보를 핑계로 중국 유학생의 비자를 무리하게 취소하고 있다”며 “이는 유학생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하고, 양국 간 인문 교류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치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는 미국이 내세우는 자유·개방 가치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유학생들은 미국 정부의 발표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존스홉킨스대에 재학 중인 한 유학생은 “이번 발표는 19세기 중국인의 미국 이민을 금지했던 ‘중국인 배척법’의 현대판”이라며 “처음으로 미국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변의 위협을 우려해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유학은 중국의 치열한 입시 경쟁을 피하려는 부유층 자녀에게 대안으로 여겨져 왔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졸업 후에도 미국에 남아 연구와 노동 시장에서 활동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유학을 고려하는 중국인 학생들의 수는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루비오 장관은 발표 전날, 미국의 해외 공관들에 유학생 비자 발급을 위한 면담 일정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는 유학생들의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 대한 강화된 심사 지침 마련을 위한 사전 조치다. 미국은 이미 2019년부터 비자 신청자에게 소셜미디어 계정 제출을 요구해 왔다.
이번 정책 변화는 교육계를 비롯해 미국 내에서도 우려를 낳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펜 아메리카(Pen America)의 조너선 프리드먼은 “추가 심사는 미국 유학을 꿈꾸는 전 세계 학생들에게 위축 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학문적 개방성과 국제적 리더십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홍콩은 미국 정책에 따른 피해를 본 유학생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학생들과 미국 외 다른 나라 출신 학생들을 환영한다”며 “홍콩 대학들과 협력해 최선의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홍콩과학기술대는 최근 하버드대 국제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홍콩에서 학업을 계속 이어가라”는 초청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 동포투데이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교과서 밖으로 나온 국가 유산, 바다 건너 호치민 아이들을 품다
[동포투데이]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교장 김명환)가 한국의 국가유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국가 유산 교육 체험 행사 ‘이어지교’를 재외교육기관 최초로 개최한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한국 국가유산청(청장 허민)과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의 지... -
전 세계 한글학교, 민화로 하나되다
△제14회 발표회(10.20) 개최식 기념촬영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동포투데이]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은 20일 서울 강남구 한국전통문화원에서 제14회 발표회를 열고, 한국 민화를 주제로 한글학교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
中 외교부, 희토류 수출 규제 관련 입장 재확인
[동포투데이] 중국 외교부가 희토류 수출 규제 정책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10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희토류 수출 관리 조치는 체계 규범화와 제도 완성을 위한 것으로, 국제 관행에 부합한다”며 “세계 평화와 지역 안정,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 의무 이행이 목적... -
2025 노벨 생리의학상, 브룬코·램스델·사카구치 공동 수상
2025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메리 E. 브룬코, 프레드 램스델, 사카구치 시몬.(사진=노벨위원회 홈페이지) [동포투데이] 스웨덴 스톡홀름 —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메리 이. 브룬... -
“민화와 한글, 세계를 잇다”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4회 발표회 10월 20일 개최
[동포투데이] 문화가 무르익는 10월, 한류의 새로운 기둥으로 주목받는 한국 민화와 전 세계 한글학교, 그리고 동포 차세대가 한자리에 모인다.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은 한국전통문화원(원장 홍종진)과 함께 오는 10월 20일(월)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삼성로 642의 4층... -
국민의힘, 중국인 대상 ‘배척 법안’ 추진… “中 반격 대비는?”
[동포투데이] 한국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이 10월 초부터 시행된 가운데,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이 중국인을 특정 대상으로 하는 법안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산하 <This Week in Asia>는 14일, 국민의힘...
실시간뉴스
-
트럼프 “중국은 위협 아냐… 협력 통해 미국 더 강한 나라 될 것”
-
美 상원, 트럼프 ‘전면 관세 정책’ 종료 결의안 통과…하원 통과는 불투명
-
미국 ‘마약과의 전쟁’ 격화… 항공모함까지 카리브해 진입
-
유럽 신용평가사 스코프, 미 국채 신용등급 ‘AA-’로 하향
-
당파 싸움이 ‘헝거 게임’으로...외면당한 4천만 명의 배고픔
-
美 ‘노킹스’ 시위, 다국으로 확산…정책 불만과 사회 분열 가시화
-
美 국채, 사상 첫 38조 달러 돌파…셧다운 장기화로 재정 위기 심화
-
美 관세 전가 가속화…소비자가 최종 부담자로 떠올라
-
美 의회, 머스크 ‘스타링크’ 조사 착수… “미얀마 사기 조작의 조력자 됐나”
-
“중국을 돕고 싶다” — 트럼프, 무역전쟁 속 이례적 ‘유화 메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