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오는 6월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인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논란에 휩싸였다.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된 이 행사는 4500만 달러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며 정치적, 재정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과 날짜가 겹치면서, ‘생일 축하 퍼레이드’라는 오명까지 따라붙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자유 수호자(Freedom Guardians)’라는 이름으로 열릴 이번 퍼레이드는 1991년 걸프전 승전 기념 이후 수도에서 열린 군사행사 중 가장 큰 규모다. 미군은 병력 7000명, 군용 차량 370대(M1 에이브람스 전차 25대 포함), 항공기 70대를 투입한다. 불꽃놀이와 장비 전시, 낙하산 부대 ‘골든 나이츠’의 퍼포먼스까지 준비되며 ‘국가의 위상’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퍼레이드의 겉모습과 달리, 내부 운영은 허술하고 병사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참가 병사들은 하루에 따뜻한 식사 한 끼만 제공받고, 나머지 끼니는 즉석 전투식량(MRE)으로 해결해야 한다. 숙소도 마찬가지다. 병사들은 군용 침낭을 지참해 정부 청사 내 임시 공간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 하루 50달러의 수당이 지급되긴 하지만, 열악한 후방 지원 체계는 군 내부의 자원 배분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장교는 “국가의 체면을 앞세워 병사들에게 인내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행사의 상징성과 외형에 치우친 기획이 병사들을 ‘퍼레이드의 장식품’으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다.
퍼레이드를 위해 설치된 각종 도로 보호 장치도 논란이다. 중전차 주행으로 인한 노면 파손을 막기 위해 금속판을 깔았고, 이로 인한 도로 복구 비용만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방 정부는 연방 예산이 감축되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지역 재정에 큰 부담을 준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남북전쟁이나 세계대전 종전처럼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에서만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진행해왔다. 그 전통을 감안할 때, 이번 퍼레이드는 ‘육군 창설 기념’이라는 명분조차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통령 생일과의 날짜 중복은 ‘정치적 이벤트’를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진보 성향의 재향군인 단체 ‘공동 방어(Common Defense)’는 “군인에 대한 존중보다는 정치적 이미지 메이킹에 병사들이 동원됐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행사 예산도 당초 2500만 달러에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500만 달러로 확장됐다. 장비 수송, 불꽃놀이, 도로 보호 장치 등 외형적 요소에 투입된 이 예산에 대해, 일각에서는 “체면보다 실질적 복지와 훈련에 예산을 써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역사학자들과 군사 전문가들은 “군대의 결속력은 장비나 퍼레이드에서가 아니라,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을 지키는 데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 평론가는 “냉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병사들이 군용 침낭 속에 누운 채 퍼레이드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하늘을 수놓은 불꽃이 진정한 군의 영광을 대변할 수 있는지 묻게 된다”고 지적했다.
‘자유 수호자’ 퍼레이드는 미국 군사사의 영광을 기리는 동시에, 그 이면에 자리한 재정 운영의 불균형과 정치적 의도를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전차의 굉음과 전투기의 곡예 비행 뒤에, 이번 행사가 남긴 질문은 여전히 선명하다. “진정한 군사 영광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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