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재석(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중국동포사회가 소란스럽다. 다문화 이민자 비례대표 몫으로 중국동포 유권자를 대표하는 인물의 국회의원 공천이 가능하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동포사회에서 그 동안 꽤 완장차기 좋아하던 인물들이 이래저래 여당과 야당을 기웃거린다고 한다. 오랫동안 동포사회의 숙원이던 국회의원 배출이 가능할지 어떨지 모두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내가 동포사회의 큰 인물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지금 나는 동포사회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 명백히 반대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와 관련해서 한가지 예언을 하고 싶다. 금번에 여당이던 야당이던 중국동포 몫의 국회의원 비례공천은 없다. 아니 있어서도 안된다. 그러니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고? 내가 배가 아파서 그런다고? 천만에 말씀이다. 난 원래 소수 이민자 정치참여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공부하고 또 그 동안 동포사회의 권익을 대변하는 정치인 배출을 목표로 동포사회에서 사업을 해 온 사람이다. 그 동안 한국사회 어디를 가든지 중국동포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얘기하고 한국민들이 왜 조선족 중국동포사회를 포용해야 하는지 설득하고 호소했던 사람이다.
따라서 내가 동포사회의 큰 인물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지금 나는 동포사회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 명백히 반대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한국의 중국동포사회에는 동포들과 喜怒哀樂을 함께 하고, 동포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그런 功績을 바탕으로 금번에 응당 국회의원 금배지 추천을 받아야 할 만한 인물들이 좀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동포사회에서는 동포들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아끼지 않은 한국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사람은 많다고 한다. 가소로운 노릇이다. 진정 동포사회를 위해 국회위원이 되고 싶은 사람은 적어도 이들 한국사람보다 몇갑절을 동포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난 다음에 감히 사람들 앞에 나서라고 말하고 싶다. 동포축제 몇 번 하고 그럴듯한 단체 몇 개 만들어서 폼잡는다고 국회의원 될 것 같으면 동네 XXX도 하품할 노릇이다.
둘째, 중국동포 사회는 멋진 대표인물을 만들어 낼 풍토가 아직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동포사회 모임에 나가서는 누구 한사람 칭찬을 하기가 겁난다. 그 사람 인물이다. 훌륭한 사람이다하고 치켜세우면 어느새 뒷전에서 손가락질하며 반목하고 질시하고 비난을 일삼는다. 그래서 나도 어지간히 욕을 먹고 있는 것을 안다. 아니 나만이 아니다. 동포사회에서 정말 제대로 일 좀 할 만한 사람들은 오히려 몸에 오물 묻힐까봐 감히 겁이 나서 나서질 않는다. 중국동포사회에 인물이 없는 것이 아니다. 무수한 人才群英이 있다. 그러나 서로의 아름다움을 깎아내리기만 하는 군집에서 대표 인물이 배출될지언정 그 사람이 과연 얼마나 일을 할 수 있을까? 국회의원 노릇하는 내내 욕만 엄청 먹고, 일도 제대로 못해보고 뒷전에 내몰릴 것이 뻔한데 그런 사람을 뽑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차라리 없는 것이 더 아름답다.
셋째, 동포사회가 나설 분위기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에 체류하는 중국동포의 규모가 60~70만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 엄청난 규모는 아쉽게도 아직 숫자로만 존재할 뿐이다. 한국사회에 미치는 동포사회의 영향력은 아직 미미하기만 하다. 유권자의 투표행사도 미미하고, 한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기부하고, 참여하는 모습도 아직 초라하다. 우리끼리 잘났다, 크다만 자랑할 뿐 한국사회가 놀랄만한 아니 감동받을 만한 그 무엇을 아직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동포 범죄증가와 사회적 갈등에 대해 동포사회가 발벗고 나서는 모습과 노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그저 동네 소꿉놀이 수준의 행사와 사업들뿐이다. 캄캄하고 답답한 노릇이다.
넷째, 때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으며 오히려 최근의 정치상황은 중국동포 사회가 한국사회에서 잠잠히 내실을 다져야 할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 핵시험 이후로 한국사회에서는 反中 感情이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동포사회의 영향력 확대를 반기는 분위가 절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르고 경솔하게 중국동포사회의 집단적 목소리를 내뿜는 행동은 오히려 한국사회의 반감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눈치 빠른 정치권도 이런 분위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중국동포사회 완장분들께서는 제발 이런 시류를 좀 읽을 줄 아는 눈이라도 좀 있기를 바란다.
한국에 체류하는 조선족 중국동포사회의 대표인물은 필요하다. 그러나 여러모로 볼 때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밥상에 김칫국도 없다. 그러니 마실 생각도 말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나의 예언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재앙이다
곽재석 (한국이주·동포개발연구원)
ⓒ 인터내셔널포커스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중국인 무비자 논란이 던진 질문…개방에는 질서와 책임이 따른다
▲ 경기도 부천시에 설치된 무료 생수 나눔 시설. 폭염 속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생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인터내셔널 포커스]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겁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제한하고 외국인 입국심사와 범죄... -
“중국인 모욕하면 처벌?” SNS서 번진 논란, 법안을 들여다보니
“앞으로 중국인 욕하면 처벌받는다.”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런 말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중국을 비판해도 처벌받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따라붙는다. 과장이라고 넘기기에는 실제 발의된 법안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SNS에 떠도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어... -
확인보다 빠른 의심…한국의 ‘가짜뉴스 시장’은 왜 사라지지 않나
▲ 한국과 중국을 배경으로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건강 이상설과 가짜뉴스 문제를 상징적으로 구성한 이미지. 실제 사건 현장 사진은 아니다. 사진=인터내셔널포커스 출처가 불분명한 영상 하나가 인터넷에 올라온다. 처음에는 몇몇 사람이 공유하... -
건보·국민연금 다음은 실업급여…왜 또 ‘중국인’인가
건강보험에 이어 국민연금, 이번에는 실업급여다. 논란이 생길 때마다 ‘중국인’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이번에 공개된 숫자도 눈에 띈다. 2025년 외국인 실업급여 수급자 가운데 중국동포와 중국 국적자가 77.9%, 지급액으로는 78.9%를 차지했다. 분명 높은 수치다. 그렇다고 ... -
청년은 34세까지 문화비 지원…중장년은 왜 대상 밖인가
361억 원에서 7,925억 원으로. 정부가 내년에 추진하려는 청년문화패스 예산이다. 단순히 조금 늘어난 정도가 아니다. 20배가 넘는다. 지원 대상도 기존 19~20세에서 19~34세로 크게 넓어진다. 공연과 전시뿐 아니라 영화, 도서, 체육활동에도 쓸 수 있다. 청년들의 팍팍한 현실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 -
한국은 탄핵에 재미 들었나…툭하면 꺼내 드는 ‘탄핵 카드’
한국 정치에서 ‘탄핵’이라는 말이 부쩍 흔해졌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무총리와 장관, 감사원장, 검사까지 탄핵 대상에 올랐다. 최근에는 대법원장을 둘러싸고 탄핵 이야기가 나왔고, 야권에서는 ‘이재명 탄핵’이라는 말도 거듭 등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최근 “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