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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돌 / 이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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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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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돌 / 이치수
 
 
거세게 휘몰아치던 파도가 밀려가고
곳곳에 드리워진 휘갈긴 자국들
어느 시대의 아픔이기에
이토록 깊이 베어 있나!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살점은 떨어져 나가고 뼈대만 남아
거칠게 몰아치는
저 검붉은 파도에 맞서
너 홀로 의연(毅然)히 서 있어.
 
 
번쩍이는 이빨 드러낸
포악한 상어처럼
파도가 또 다시 거세게 휘몰아 치면
그것은 숙명(宿命)이라고.
 
 
뜯기고 또 뜯기어
마지막 한 조각 남은 살점마저 흩날릴 때에도
지켜내고자 하였던 너의 고귀한 정신은
오직 하나...
 
 
한(恨)이 서려 눈물이 마르지 않는
저 암흑의 바다에서
너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어.
 
 
시류(時流)의 거센 파도 앞에
허무하게 무너져버린
외마디 원통함도 토해낼 수 없이.
 
 
불의(不義)에 눈 감은 오늘의 세태(世態)를
비통해하며 울부짖는 너는
시공(時空)을 초월한
한 오라기 바람이 되어
내 가슴속 깊이 파고든다.
 
 
실낱 같은 희망 하나
멀어져 간 뒤에 불어 닥친
견딜 수 없는 슬픔
어찌 너의 아픔에 견줄 수 있으랴!
 
 
세상을 향해 부르짖는
한 맺힌 너의 절규(絶叫)는
궤변(詭辯)이 난무(亂舞)하는
이 어둠의 바다에서
더욱더 구슬피 들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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