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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과 혐오의 정치에 칼 뺀 이재명…‘일베 폐쇄론’ 재점화

  • 김준하 기자
  • 입력 2026.05.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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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일베 폐쇄 검토’ 화두는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한국 사회에 던졌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호돼야 하는가.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짓밟고 사회적 참사와 민주화운동까지 조롱하는 혐오 문화 역시 무조건 자유라는 이름 아래 방치돼야 하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현장에서 일베 이용자로 추정되는 일부 청년들이 조롱성 행동을 했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과 플랫폼 책임 강화, 반복적으로 혐오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에 대한 과징금과 폐쇄 가능성까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권력자의 사사로운 분노”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느끼는 의문은 오히려 정반대다. 도대체 언제까지 혐오와 조롱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일베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세월호 희생자 조롱, 5·18 민주화운동 희화화, 여성·장애인·지역 비하, 정치적 반대 진영에 대한 인간 말살 수준의 공격까지 수년간 반복돼 왔다. 정상적 비판과 풍자의 영역을 이미 넘어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일부 극우 정치권은 이를 사실상 방관하거나 은근히 정치적 에너지로 활용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이른바 ‘탱크 데이’ 이벤트를 진행한 Starbucks 코리아 논란까지 벌어졌다.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이들의 기억조차 조롱거리처럼 소비되는 현실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단순한 정치적 발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혐오와 조롱이 온라인 공간을 넘어 현실 정치와 사회 갈등까지 오염시키는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가 더 이상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던졌다는 점에서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혐오와 모욕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문제의식 역시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다.


반면 이준석 대표의 대응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표현의 자유를 강조할 수는 있지만, 혐오와 조롱 문화 자체에 대한 성찰보다 대통령 공격에만 초점을 맞추는 모습은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 일부에서 극단적 온라인 문화와 거리 두기를 명확히 하지 못한 채 지지층 정치에만 몰두해 온 것 아니냐는 비판 역시 피하기 어렵다.


물론 혐오 표현 규제가 자칫 정치적 검열로 변질될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그 우려만 앞세워 아무런 사회적 대응조차 하지 못한다면 결국 남는 것은 더 심화된 증오와 분열뿐이다. 실제로 독일과 유럽 주요 국가들도 극단주의·혐오 콘텐츠에 대해 플랫폼 책임 강화와 처벌 규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 역시 단순한 인터넷 문화 논쟁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조롱하고 사회적 비극을 희화화하며 상대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문화가 계속 확산될 경우 공동체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화두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가치이지, 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을 파괴할 권리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극단적 진영 논리가 아니라, 혐오와 자유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성숙한 사회적 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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