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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은 받지만 환자정보는 못 준다”…미국 요구 바꾼 잠비아

  • 화영 기자
  • 입력 2026.10.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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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보건 지원을 둘러싸고 환자정보와 의료 검체 제공 문제로 맞선 잠비아와 미국의 협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실제 협상 현장 사진은 아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의 보건 지원을 받더라도 국민의 의료정보까지 넘길 수는 없다는 잠비아의 요구가 협상에 반영됐다. 아프리카 국가들과 새로운 보건협정을 추진해 온 미국이 잠비아와의 협상에서 민감한 정보 제공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비아 정부는 8일 미국과 5년간 총 36억 달러 규모의 보건협력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약 15억 달러를 지원하고 잠비아가 나머지 재원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감염병 대응과 의료서비스 개선 등이 협력 대상에 포함된다.


협상에서 부딪힌 문제는 환자의 개인 건강정보와 의료 검체였다.


미국은 감염병 발생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관련 자료의 공유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잠비아는 개인별 환자정보와 검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조건에 반대했다.


로마 칠렝기 잠비아 보건장관은 6일 기자회견에서 수정된 협정에 해당 의무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지원사업의 운영과 성과를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잠비아가 우려한 것은 의료자료가 해외로 넘어간 뒤 어떻게 활용되는지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국에서 확보한 자료로 진단기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그 혜택이 잠비아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보장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미국과 비슷한 갈등을 겪은 나라는 잠비아만이 아니다.


짐바브웨는 올해 2월 의료정보 공유 조건 등을 문제 삼아 미국의 보건협정 제안을 거부했다. 가나와 나미비아에서도 자료 제공 범위와 활용 권한을 둘러싼 우려가 나왔다.


미국은 감염병 대응에 국가 간 신속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 조기 진단과 확산 차단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반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보건 지원을 받는 대가로 의료자료에 대한 통제권까지 내놓을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자료를 활용한 연구 성과와 치료제에 제공국이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잠비아는 지원을 포기하는 대신 협정 조건을 고치는 쪽을 택했다. 미국과의 보건협력을 유지하면서 개인 의료정보 제공 의무는 제외한 셈이다.


다만 최종 협정문이 공개되기 전까지 정보 공유의 구체적인 범위와 예외 조항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 8일 예정된 서명이 실제로 이뤄졌는지도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잠비아의 협상 결과는 미국과 보건협정을 논의 중인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지원금 규모뿐 아니라 의료정보를 누가 관리하고, 이를 활용한 연구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앞으로의 협상에서도 중요한 쟁점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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