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피살됐다고 이란 언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혁명과 전쟁, 제재와 협상의 굴곡을 모두 통과해 온 인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이란 정국은 물론 중동 전반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란 매체들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3월 1일 사망했다. 그는 이슬람 혁명과 이란·이라크 전쟁, 이란 핵 협상 등 이란 현대사의 결정적 장면마다 핵심 당사자로 등장해 왔다. 투옥과 암살 시도, 국제 제재 속에서도 권력을 유지해 온 그는 중동의 격동을 상징하는 정치 지도자로 평가돼 왔다.

1939년 이란 동부 성지 마슈하드의 종교 가문에서 태어난 하메네이는 어린 시절부터 종교 교육을 받았다. 성인이 된 뒤 성지 콤에서 고등 신학을 공부했고, 이 과정에서 이란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를 만나 사상적·정치적 영향을 받았다. 1960년대에는 호메이니를 따라 세속 군주정에 반대하는 운동에 가담했고, 이로 인해 여섯 차례 투옥됐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그는 국방장관 대행,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 등을 지내며 권력 핵심으로 진입했다. 1981년 6월에는 기자회견 도중 폭탄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었고, 오른팔에 영구적 장애가 남았다. 그는 훗날 “아무도 내가 살아남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대통령에 취임하며 정치 인생의 분수령을 맞았다.
대통령 재임 기간은 8년에 걸친 이란·이라크 전쟁과 겹쳤다. 전쟁 장기화로 국력이 소진되자 그는 라프산자니 등과 함께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서한을 호메이니에게 보내 보수 강경파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러나 결국 이란은 유엔 결의에 따른 휴전을 수용했다. 1989년 호메이니 사망 이후에는 전문가회의의 선출로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하메네이는 보수적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이란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미국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강경했다. 그는 “이란과 미국의 갈등은 본질적”이라며 미국의 중동 주둔과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최근 미·이란 관계는 핵 문제를 둘러싸고 급격히 악화됐다. 2025년부터 이어진 간접 핵 협상은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고, 2026년 2월 말 협상 직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합동 군사 행동으로 이어졌다. 이란 언론은 이 과정에서 최고지도부를 겨냥한 공격이 있었고, 그 결과 하메네이가 피살됐다고 전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정치권은 중대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들은 그의 차남 무즈타바 하메네이와 전문가회의 핵심 인사들이 후계 후보로 거론돼 왔다고 전한다. 다만 공식적인 후계 구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전직 대통령의 사망보다 최고지도자의 부재가 체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훨씬 크다”며 “이란 내부 권력 재편과 함께 중동 정세도 새로운 불확실성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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