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쿠바가 국가 차원의 ‘전쟁 상태’ 가동을 승인하며 군사 대비 태세를 한층 끌어올렸다. 미·쿠바 관계가 극도로 긴장된 가운데 나온 조치다.
에페(EFE) 통신은 18일(현지시간) 쿠바 관영 매체를 인용해 쿠바 국방위원회가 ‘전쟁 상태’에 따른 관련 계획과 조치의 시행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승인된 조치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미국이 지난 1월 3일 베네수엘라에 군사 행동을 개시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을 강제 통제한 이후 미·쿠바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쿠바 관영 매체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1980년대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정립한 ‘전 국민 전쟁’ 개념에 근거해 마련됐다. 이는 외부 침략 가능성에 대비해 전 국민을 동원하는 방어 전략을 핵심으로 한다.
관련 계획은 17일 열린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심의·승인됐다. 국방위원회는 자연재해나 무력 충돌 시 국가 운영을 총괄하는 기구로, 이번 회의는 “각급 지휘 체계와 관련 인원의 전투 대비 수준과 결속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관영 매체는 또 94세의 쿠바 전 국가평의회 의장 라울 카스트로가 회의 진행 상황을 “면밀히 지켜봤다”며, 회의가 “매우 성공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현재 쿠바 국가주석 미겔 디아스카넬은 국방위원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아바나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행동 과정에서 쿠바 군 장교들이 사망한 데 항의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행동 이후 쿠바가 두 번째로 주말에 실시한 대규모 국방 관련 활동이기도 하다. 쿠바는 최근 매복 전술 훈련, 지뢰 매설 훈련, 민간 방호 훈련을 비롯해 군 의료, 대량살상무기 방어, AKM 소총 조작, 은폐·위장 전술 등 다양한 종합 군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쿠바 측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쿠바 군인 32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며,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를 잇따라 열었다. 군사 행동 개시 2주 뒤 열린 추모 행사에서 디아스카넬 주석은 미국의 추가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쿠바는 결코 굴복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쿠바는 어떤 정치적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양국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협상 테이블에도 결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디아스카넬 주석은 국방위원회 의장 전용의 올리브색 군복을 착용했다. 쿠바 법률에 따르면 해당 군복은 국가가 전쟁 상태나 비상사태에 들어가거나 전 국민 동원이 선포될 때만 착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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