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미국 경제전문 매체 블룸버그통신이 연말을 맞아 “중국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 갈등과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된 2025년, 중국은 위기론을 뒤집고 제조·기술·무역 전반에서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24일 ‘중국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연초만 해도 중국이 1990년대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연말에 이르러 시장의 인식은 정반대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압박,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세계 최대 제조 거점의 지위를 지켜냈다는 것이다.
칼럼은 “중국은 트럼프식 무역 압박에 정면 대응하며 흔들리지 않았다”며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공장으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 열풍 속에 홍콩 증시는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외국인 자금도 다시 중국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반전 배경으로 ▲인재 ▲실용주의 ▲자동화를 꼽았다. 중국은 고등교육에 대한 장기 투자로 방대한 인재 풀을 구축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엔지니어 수는 3배 이상 늘었고, 전 세계 상위 20% AI 연구자 중 절반에 가까이가 중국에서 학부 교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혁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또 미국이 범용인공지능 개발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은 제조 현장 적용에 초점을 맞췄다. 이른바 ‘블랙라이트 공장’이라 불리는 무인 공장에서는 산업용 로봇이 24시간 가동되며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물류 효율화, 제품 설계 기간 단축에도 AI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무역 지표로도 확인된다. 중국의 올해 상품 무역 흑자는 사상 처음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자동차, 집적회로, 선박 등 첨단 제조업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내수와 취향을 정확히 겨냥한 토종 브랜드의 약진도 주목됐다. 블룸버그는 캐릭터 완구 기업 팝마트를 사례로 들며 “중국 브랜드가 디자인과 감각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서구의 정책 결정자와 오피니언 리더들이 세계 2위 경제국을 이토록 잘못 이해해 온 것은 오히려 의문”이라며 “확실한 것은 중국을 무시하는 판단이야말로 가장 큰 착오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점론’을 반박하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파키스탄 일간 포럼 익스프레스는 최근 기고문에서 중국이 공학교육에서 논문 대신 제품·설계 성과를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한 점을 언급하며 “중국은 혁신 주도의 장기 성장 경로를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과 인도 매체들 역시 중국의 대외무역 회복력을 강조했다. 장강삼각주,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 징진지 등 주요 지역은 올해 1~11월 모두 안정적인 무역 성장을 기록했다. 한 인도 금융매체는 “중국의 수출 엔진은 트럼프 관세의 충격도 견뎌냈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의 연말 평가는 분명하다. 미·중 갈등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중국은 인재, 기술, 제조, 무역 전반에서 체력을 입증했다. ‘중국은 정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은 잇따라 빗나갔고, 중국을 과소평가한 전망은 되레 정책과 시장 판단의 오류로 이어졌다. 세계 경제의 또 다른 축이 어디인지를 두고, 더 이상 혼동할 여지는 없다는 것이 외신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BEST 뉴스
-
중국은 통과, 미국은 차단… 호르무즈의 새로운 룰
[인터내셔널포커스] 이란이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사실상의 ‘선별 통제 체제’를 선언하면서 국제 해상 질서가 중대한 분기점에 들어섰다. 전면 봉쇄는 아니지만, 특정 국가 선박의 통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 -
“이미 벌어진 격차… QS 순위서 더 또렷해진 한·중 대학 경쟁”
[인터내셔널포커스] 국제 고등교육 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26 세계대학 학과별 순위’는 한·중 대학 경쟁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결론은 분명하다. 판이 뒤집힌 것이 아니라, 이미 벌어진 격차가 더 또렷해졌다는 점이다. 이번 평가에서 중국 본토는 158개 대학이 순위에 이름을... -
“30만 희생의 기억”… 난징대학살 희생자 기념관과 역사적 의미
[인터네셔널포커스] 중국 난징에 위치한 ‘침화일군난징대도살희생동포기념관(侵華日軍南京大屠殺遇難同胞紀念館)’은 1937년 일본군이 자행한 대학살로 희생된 30만여 명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역사 공간이다. 기념관은 당시 학살 현장 중 하나였던 ‘강동문(江东门, 장둥먼) 만인갱’ 유적지 위에 세워졌으며,... -
이란의 숨겨진 카드, 후티…홍해 전면 봉쇄 현실화?
[인터내셔널포커스] 페르시아만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까지 전선을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동 긴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현지시간) 미국과 중동 동맹국들이 후티 반군의 움직... -
美 ‘출구 전략’ 본격화…이스라엘, 이란전쟁 단독 대응 현실화되나
[인터내셔널포커스]미국이 이란과의 군사 충돌에서 조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쟁의 흐름이 흔들리고 있다. 전쟁 초반 공세를 함께 주도했던 이스라엘은 미국의 개입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단독 대응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 -
미국 Z세대의 중국 주목… 실망이 만든 문화적 투영
[인터내셔널포커스] 최근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게재한 기사가 주목을 끌고 있다. 서구 자본주의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미국 Z세대(1995~2009년생)가 중국의 문화와 경제 요소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중국 열풍’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인터넷 여론과 실제 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