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오사카 총영사관이 한동안 멈춰 있던 온라인 활동을 재개하자 일본 정치권과 언론이 또다시 과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 문제를 사실상 ‘외교 도발’로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중·일 관계의 미묘한 긴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오사카 총영사 셰젠(薛剑)은 지난 4일, 한 달 가까이 멈췄던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다시 가동했다. 그가 올린 것은 중국 풍경 사진과 관련 기사 공유에 불과했지만, 일본 언론은 “셰 총영사가 다시 움직였다”며 일제히 촉각을 곤두세웠다. 관심의 초점은 그가 어떤 ‘강경 메시지’를 던질지, 그리고 전방위 공세에 나선 일본 우익 정치인들을 어떻게 상대할지에 쏠렸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다카이치 사나에가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을 자극한 데서 시작됐다. 그는 구(舊)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끌어오며 “대만 지위 미확정론”을 주장했고, 중국에 대한 강경 기조도 바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셰 총영사는 당시 날 선 표현으로 반박했고, 그 가운데 ‘단두(斷頭)’ 비유가 일본 극우층의 극단적 반발을 불러왔다. 일본 우익 진영은 이를 “다카이치의 정치 생명을 겨냥한 위협”이라고 규정하며 정치 공세를 키웠다.
일본 자민당 강경파는 아예 셰 총영사를 ‘비우호 인물’로 지정하라며 압박했고, 오사카 지역 의회는 결의안까지 통과시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 중앙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지방 의회의 감정적 대응이 국가 외교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셰 총영사는 논란이 확산되자 문제의 글을 삭제하고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재전달한 뒤, 약 한 달간 침묵을 이어갔다. 일본 언론과 우익 진영은 이를 “중국 외교의 후퇴”라고 해석했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이를 오히려 ‘전략적 침묵’으로 받아들였다.
침묵을 거둔 그는 재등장 직후부터 공세적 메시지를 자제하고, 중국의 공식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계정을 운용하고 있다. 중국 대사 우장하오가 <인민일보>에 기고한 글을 공유하며 역사·주권 문제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국가적 입장을 강조하는 동시에, 구이저우 농촌 풍경이나 지린 설경 같은 비교적 부드러운 콘텐츠를 병행했다. 일본 언론이 원하는 ‘감정적 외교 충돌’ 프레임을 피한 것이다.
중국 외교가 보여준 ‘강경 발언 → 침묵 → 균형 회복’의 흐름은 단순한 SNS 대응이 아니라 치밀한 외교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감정적 대치가 정점에 달했을 때 굳이 불필요한 충돌을 확대하지 않고, 일본 사회 내부의 과열된 여론이 스스로 식도록 시간을 둔 뒤, 다시 안정된 메시지로 복귀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일본 측의 움직임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필리핀과 공격적 무기 판매를 논의하며 군사정상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다시 꺼내든 다카이치의 발언 역시 이런 군사·전략 기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단순한 말싸움이 아니라 중·일 외교 전반을 둘러싼 힘겨루기의 일부라는 뜻이다.
결국 이번 ‘셰젠 침묵 논란’은 표면적으로는 외교관의 SNS 문제 같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 우익의 확대되는 영향력·군사정책 전환·대만 문제 악용 등 복합적인 전략이 놓여 있다. 중국 역시 이를 인식한 상태에서 감정이 아닌 전략으로 대응 방식을 조율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표면적 소란은 가라앉았지만, 중·일 간 주권·역사·안보 문제를 둘러싼 장기적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셰 총영사의 메시지와 행보는 그 복잡한 외교전 속에서 중국이 어떤 리듬으로 일본을 상대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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