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 관련 안보 사안에 대해 전략적 조율을 공식화하면서 동북아 정세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이자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인 왕이는 12월 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연방안전회의 서기 세르게이 쇼이구와 함께 제20차 중·러 전략안보 협의를 주재했다. 양국은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일본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루고, 고도 수준의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전략적 조율은 국가 간 주요 전략 목표와 행동을 정밀하게 일치시키는 과정으로, 중·러 간에는 이미 안정적 고위급 협의 체계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일본 문제를 별도 의제로 규정해 조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최근 일본의 군비 확장, 역사 인식 논란, 대만 관련 발언 등이 중·러 양측의 공동 안보 우려로 격상됐음을 의미한다.
중·러는 공동 발표에서 “2차대전 승리를 통해 확립된 국제 질서와 역사적 진실을 왜곡·부정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일본 정부와 고이케 사나에 총리를 겨냥한 경고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화둥사범대 만칭쑹 부원장은 이를 “사실상 일본의 ‘재군사화’ 흐름에 관한 중·러 공동의 레드라인 설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이 전후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순간, 양국이 동시 대응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라며 “이는 동북아의 군사적 변수에 직접적 제동 장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 중거리 미사일 배치 추진, 집단적 자위권 확대 등 일련의 조치도 중·러가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랴오닝대 천양 연구원은 “일본 문제가 중·러 전략안보 협의 의제로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동아시아에서 군국주의 부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양국의 책임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러의 전략 공조가 “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관리하고, 역사 부정 행위에 대응하려는 ‘방화벽’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국제적 우려 속에서 일본 내부에서도 고이케 사나에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고이케 총리는 3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선언했고, 일본은 이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입장을 한 번도 바꾼 적 없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고이케 총리가 “대만 유사 시 일본의 관여 가능성”을 시사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산 지 며칠 되지 않은 시점이다.
공명당 다케우치 신지 참의원 의원은 본회의에서 “총리의 최근 발언은 사태를 불필요하게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일본은 냉정하고 일관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여당 내부에서도 총리 발언의 파장이 동아시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중·러의 이번 조율이 단순한 외교적 메시지를 넘어 ‘대일 공동 대응 체제’의 공식적 출범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한다. 대만 문제, 일본의 방위력 확장, 역사 인식 논쟁 등 복합적 요소가 중첩되면서 일본이 기존의 외교·안보 선을 넘는 순간 지역 긴장이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러가 “2차대전 승리의 성과를 흔드는 행위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명시한 만큼, 일본 정부의 정책 계산에도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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