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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의 역효과, 중국 반도체 자립 가속화"

  • 허훈 기자
  • 입력 2025.08.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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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되레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을 앞당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 수년간 중국 기업을 겨냥해 고강도 수출 규제를 이어왔지만, 그 결과는 예상과 달리 중국의 기술 독립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2018년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를 제재하고, 2019년 화웨이와 거래를 제한했으며, 2022년에는 14나노 이하 첨단 장비까지 수출을 막았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압박하려 했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압박이 곧 학습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실제 중국 주요 기업들은 제재 직후 큰 타격을 입었지만, 연구개발과 자체 생산 능력 강화를 본격화했다. ZTE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한 끝에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했고, 화웨이는 공급망이 끊긴 뒤에도 자체 개발 칩셋 ‘기린 9000S’를 내놓으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첨단 EUV 장비를 들여오지 못하자 기존 장비를 개량해 14나노 공정 수율을 끌어올렸고, 2024년 매출이 전년보다 22% 늘었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의 봉쇄가 산업을 조기에 성숙시킨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말이 나온다.


정부의 정책 지원과 대규모 자본 투입도 자립 속도를 끌어올렸다.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2020년 16%에서 2023년 약 30%로 올랐고, 2025년에는 70%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된다. 중국은 반도체 국가펀드 3기에서 2000억 위안(약 37조 원) 이상을 투입해 설계·제조·장비·소재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기술 인재 확보도 병행됐다. 반도체 산업에서 30만 명 이상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에 따라, 중국은 해외 한인·화인 전문가와 실리콘밸리 출신 엔지니어들을 적극적으로 불러들였다. 최근 중국 반도체 장비·소재 국산화율은 절반을 넘어섰으며, 일부 분야에서는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의 중국 매출 의존도는 눈에 띄게 줄었다. 퀄컴은 2023년 중국 매출 비중이 46%로 떨어졌고, 인텔은 27%에 그쳤다. 엔비디아는 고성능 GPU 수출이 막히면서 5억5천만 달러의 재고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정부는 올해 AI 칩과 EDA 소프트웨어 수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미 자체 칩을 확보한 중국 기업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중국은 갈륨·게르마늄 등 핵심 소재의 주요 수출국으로서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도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반도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다극화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미국의 제재가 중국을 압박하기보다는 자립을 재촉했다는 평가가 힘을 얻는다. 기술이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집중된 공급망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국제 반도체 질서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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