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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의 신흥 강자, 중국 안후이성 항공우주 경제 비상

  • 화영 기자
  • 입력 2025.08.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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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중국 동부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미래형 ‘플라잉 택시’가 조용히 하늘을 가르고 있다. 구(舊) 공항 부지에 조성된 녹지공원 ‘루오강공원’에서 시험 비행 중인 EH216-S는 2인승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다. 16개의 탄소섬유 프로펠러가 바람을 가르며, 순식간에 지상 50미터 상공에 떠올라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하얀 실루엣을 그린다.

 

허페이 혜이항공의 운영이사 장위후이는 “이 항공기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도심 내 단거리 이동과 관광, 물류는 물론 긴급 대응용으로 설계됐다. 머지않아 시민들이 도심 스카이라인 위에서 택시를 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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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페이 혜이 항공(Hefei Heyi Aviation Co.)의 eVOTL이 7월 안후이성 허페이의 뤄강 공원에서 하늘을 가로지르고 있다(사진=차이나 데일리)

 

이는 SF가 아니다. 올해 3월, 혜이항공은 중국 내 최초로 유인 드론 여객 운항 허가를 받아 ‘하늘로 가는 여권’을 획득했다. 중국은 저고도 경제 육성에 박차를 가하며,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 ‘하늘의 네트워크’ 구축을 핵심 과제로 포함시킬 전망이다. 베이항대학의 고위안양 항공산업연구센터장은 “저고도 경제는 미래 산업의 새 전선”이라고 평가했다.

 

안후이성은 중국의 제조 강국에서 항공우주 강국으로 전략적 전환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처럼 대도시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안후이는 도시 드론 운항에서부터 우주로 향하는 로켓 발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주기를 구축 중이다.

 

2024년 10월 중국 최고 지도부가 안후이를 시찰하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첨단 제조 클러스터 조성과 항공우주, 스마트 항공, 고급 제조 등 전략산업 선제 투자”를 주문한 뒤, 이 지역 항공우주 산업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허페이에서는 이미 플라잉 택시가 운행 중이며, 혈액 배달 드론이 20개 병원을 20분 안에 연결한다. 허페이와 우후, 황산 간 관광 항공편은 안후이의 유구한 자연경관을 누비고, 다른 도시는 드론을 통해 음식과 약품을 배달한다. 이 모든 활동은 저고도 운송에서 우주 발사에 이르는 하나의 연속체를 이룬다. 벙부에선 이미 로켓과 열 차폐재 개발이 활발하다.

 

특히 저고도 공역(1,000미터 이하)은 혁신의 최전선이다. 허페이 내 300여 기업이 저고도 경제에 참여하며, 200개 이상의 드론 전용 회랑이 물류, 의료, 인프라 점검, 음식 배달에 활용된다. 허페이개발개혁위원회 청위 부국장은 “저고도 공역이 뜨거워지고 있다. 연구개발부터 운영까지 완전한 생태계를 구축해 허페이를 진정한 ‘스카이 시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4년 3월 중국 민항총국은 안후이 저고도 공역 확장 계획을 승인했다. 30개 신규 공역과 27개 드론 회랑이 지정돼 단일 연도 최대 기록을 세웠다. 벙부(蚌埠)시에는 260헥타르 규모의 ‘벙부 상업항공우주산업단지’가 조성돼 17개 핵심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다.

 

이곳 벙부상업항공우주산업단지에서는 로켓 열 차폐재의 원재료인 노란색 수정 알갱이가 정교하게 다뤄지고 있다. 생산 책임자 천스린은 “수정된 저밀도 쿼츠, 즉 페놀릭 열 차폐 소재를 개발해 최대 2,100도까지 견딜 수 있는 ‘로켓의 갑옷’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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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성 벙부시에 위치한 벙부상업항공산업단지(사진=차이나데일리)

 

또한 국가 첨단기업 자회사인 쥬저우 윈지안 안후이 제조기지는 액체 메탄 로켓 엔진을 설계·조립·시험하는 최신 발사 시험장을 운영한다. 이 엔진은 비행 중 재시동이 가능해 재사용 로켓 설계의 핵심이며, 3D 프린팅 덕분에 생산 기간은 기존 6개월에서 약 23일로 단축됐다.

 

안후이성은 혁신가, 소재 생산자, 엔진 제조사, 발사 서비스 제공자를 한 곳에 모으는 ‘원스톱’ 전략으로 2025년까지 20여 개 현지 기업이 완전한 가치 사슬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 벙부시 유후이구 정부 후하이보 부총경리는 “우리 단지는 별을 향한 발사대다. 상업용 항공우주 산업 클러스터를 향후 몇 년 내 200억 위안 규모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간 투자도 활발하다. 여러 주요 투자펀드가 상업 항공우주 분야 현지 혁신 생태계를 튼튼히 지탱하고 있다.

 

중국은 항공우주 산업을 국방뿐 아니라 민간 분야 핵심 미래 산업으로 보고 있다. 2024년 3월 산업정보기술부는 일반항공 혁신 및 응용 로드맵을 발표하며 상업용 항공 발전에 박차를 가했다.

 

2024년 한 해에만 전국 드론 기업이 145개 증가했고, 110만 대 이상의 무인 항공기 면허가 발급됐다. 2025년 저고도 경제 규모는 1조 5천억 위안(약 209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며, 위성 인터넷과 화물 서비스가 주도하는 상업 우주산업은 2조 5천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아랍에미리트의 오토크래프트사는 상하이 TCab 테크놀로지와 10억 달러 규모의 E20 eVTOL 350대 구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는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eVTOL 단일 구매 계약이다. 첫 운행지는 아부다비로 예정돼 있으며 인근 도시와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지난달, 대형 국산 eVTOL 개발사 오토플라이트는 최대 400kg 탑재에 시속 200km, 200km 항속거리의 수직 이착륙 고정익 기종을 인도하며 저고도 물류와 긴급 대응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부사장 셰자이는 “지금까지 중국과 아랍에미리트, 일본 등 다양한 지형에서 4만 킬로미터 이상 안전 비행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푸른 하늘’ 경제가 전례 없는 성장 기회를 맞았으며, 항공기 제조, 비행 서비스,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중국정보산업협회 일반항공 부문 왕후이정 부단장은 “지속적 정책 개선과 기술 혁신으로 거대한 ‘푸른 하늘’ 시장의 잠재력은 막대하며, 중국 경제·사회 발전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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