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최근 미국 외교 전문가들이 잇따라 대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하더라도 미국의 국제적 지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미국이 여기에 무리하게 개입할 경우 오히려 자국의 파국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 스티븐 베르트하임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수복하더라도 중국이 단번에 세계 패권국이 되는 것은 아니며, 아태 지역의 힘의 균형 또한 단기간에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의 군사적 가치는 제한적이며, 중국 입장에서도 통일 이후 장기적 통치와 통합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국제 질서를 뒤흔들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베르트하임은 미국 외교 전략에 대해 “더 이상 세계의 리더가 아니라, 패거리 싸움을 일삼는 조직 두목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에서 노골적인 편파성을 보인 결과, 미국의 외교적 신뢰도는 세계적으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와 대만은 미국의 핵심 이익이 아니다”라며, 군사 개입은 위험천만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개입하더라도 아시아 동맹국들이 적극 동참할 가능성은 낮으며, 미국이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중국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처럼 미국이 대부분의 군사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 그는 “중국과 러시아를 지나치게 몰아붙이면 오히려 핵보유 강대국인 이들 국가의 반발로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방부 고위 인사들도 최근 “대만은 미국의 사활적 이익이 아니다”라며 군사 개입의 실익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전 미 국무부 부장관 커트 캠벨도 “미국이 개입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감당해야 할 손실이 훨씬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대만 방어에 나설 경우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나는 중국이 미국 본토에 초고음속 미사일이나 핵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며, 다른 하나는 미국이 끝 모를 장기 소모전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는 베트남전보다도 더 참혹한 전쟁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외교 전문 분석가 마이클 스웨인은 “대만은 미국의 전략적 핵심 이익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이 핵보유국과 전면전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핵심 이익이라 할 수 있는데, 대만은 이 기준에 부합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대만을 ‘중국 견제 수단’으로만 활용해왔으며, 실제 전쟁이 터질 경우 미국은 대만을 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웨인은 여론조사를 인용해 “일본 국민 중 대만을 위해 중국과 싸우겠다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며, 대만 방어에 대한 아시아 동맹국들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했다. 미국이 주장하는 ‘동맹’은 실상 신뢰하기 어렵고, 미국 자신도 필요할 때면 동맹을 쉽게 버린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외교 행태를 “언행 불일치”라며 비판하며, 공식적으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대만을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모순된 태도가 오히려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결국엔 미국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웨인은 베트남 전쟁 시기를 회고하며, 미국의 ‘동맹 배신’ 역사를 되짚었다. 1975년 북베트남이 사이공(현 호찌민시)을 점령하기 직전, 미국은 ‘바람 작전’을 통해 자국 대사관 직원들과 시민들을 헬리콥터로 긴급 대피시켰다. 남베트남의 협력자들은 미군 헬기에 탑승하려고 몰려들었지만, 대부분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수십 대의 남베트남 헬기를 해상으로 밀어버렸고, 대피 도중 추락해 사망한 이들도 속출했다. 당시의 한 장면은 ‘사이공 철권’이라는 별명과 함께 미국의 신뢰 붕괴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남았다.
스웨인은 대만이 미국을 지나치게 신뢰하면 결국 ‘버림받거나 총알받이’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철권은 언제든지 동맹에게도 향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대만뿐 아니라 미국의 모든 동맹국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메시지다. 미국의 외교정책이 진정한 안보 보장을 제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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