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신임 사무총장 마르크 뤼터가 회담 뒤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 ‘정치적 성과’ 자랑이 아니라 ‘말실수 해명’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아버지(papa)”라 불렀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뤼터는 서둘러 “그런 표현을 쓴 적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26일 독일 남독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뤼터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중 열린 첫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담의 성패를 쥔 미국 대통령에게 아낌없는 ‘예우’를 보였다. 회담 전후로 뤼터는 트럼프에 대한 찬사와 협력 의지를 반복해 드러냈고, 정상회의 역시 사실상 트럼프를 중심으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논란의 발단은 기자회견 도중 트럼프가 중동 정세를 두고 “이란과 이스라엘은 마치 싸우는 두 아이 같다”고 발언한 직후, 뤼터가 “그렇다면 아버지는 때로 단호한 말을 해야 한다”고 맞장구친 대목이었다. 이를 두고 “뤼터가 트럼프를 ‘아버지’라 불렀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뤼터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아버지’라고 부른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맥락상 중동 국가들에 대한 비유였을 뿐이며, 나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의존적이라는 인식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아버지’라는 말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뤼터는 이어 “유럽의 몇몇 국가들이 ‘미국이 우리 곁에 머물까?’라고 묻곤 한다”며, “그럴 때면 나는 ‘아이들이 아버지에게 집에 있어줄 거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곤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기자들이 “트럼프에 지나치게 저자세로 보였다”고 지적하자 “그건 개인적 취향의 문제”라고만 짧게 답했다.
하지만 뤼터의 ‘공손함’은 회담 현장에서만 나타난 게 아니었다. 회담에 앞서 뤼터는 트럼프에게 보낸 개인 메시지를 통해 “당신은 미국과 유럽, 전 세계에 결정적 전환점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수십 년간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치켜세웠고, 트럼프는 해당 메시지를 직접 공개했다. 이 역시 유럽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뤼터는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보수 정치인으로, 2025년 10월부터 나토 사무총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나토 내부의 분열 우려를 잠재우고 미국의 확고한 참여를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유럽 수장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과도하게 기대고 있다는 인식만 더 키운 셈이 됐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동맹을 위한 유연한 표현이 때론 자존심의 경계를 넘는다”며 “뤼터의 발언은 동맹 외교의 현실과 그 안에 내포된 권력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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