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프리 삭스, 미중 갈등과 세계 질서의 전환 진단
[동포투데이] 세계적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중 봉쇄 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기술 정책을 “중국에 바친 선물”이라며,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위기는 외부가 아닌 내부 정치 시스템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4일(현지시각), 상하이를 방문 중이던 삭스 교수를 단독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유엔 사무총장 고문을 지낸 삭스 교수는 세계경제 분야에서 손꼽히는 권위자로, 이번 방중에서는 중국 학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미중 전략 경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공유했다.
삭스 교수는 최근 미중 간 고위급 무역 협의가 '휴전 상태'에 들어간 배경에 대해 “미국이 더 이상 중국에 자신의 의지를 강요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직후 유화 제스처를 보낸 것도, 희토류를 비롯한 중국의 전략 자원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그는 특히 트럼프 정부 시절 추진된 ‘감세 및 일자리 법안’(Tax Cuts and Jobs Act)을 미국 내부 경제를 파괴한 대표적 사례로 지목했다. “이 법안은 부유층과 대기업에는 혜택을 주고, 서민 복지는 깎아버렸다. 그 결과 재정 적자는 커지고, 불평등은 심화됐으며, 미국의 미래 경쟁력도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삭스 교수는 이로 인해 미국이 저탄소 에너지, 인프라 현대화, 전기차 산업 등 전략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고, 결과적으로 중국이 녹색기술과 디지털 전환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건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아니라, 미국이 미래를 포기했다는 선언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이미 전기차, 태양광, 풍력, 배터리, 5G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제조업의 결합 수준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삭스는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세계경제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라며, 중국을 비롯해 인도, 러시아, 동남아, 아프리카 등 비서구권 국가들의 부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 흐름을 막아보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신흥국들의 경제적 수렴이 서구의 패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은 그 현실에 직면해 좌절하고 있다.”
삭스 교수는 미국이 지난 10여 년간 중국의 부상을 군사적·경제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수출 규제, 투자 제한, 고율 관세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중국의 성장 동력을 꺾는 데는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강점은 근면함, 높은 저축률과 투자율, 장기 계획, 그리고 역동적인 젊은 기업가층에 있다”며, 이런 구조적 기반은 외부 제재로 무너질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은 자국의 폐쇄성과 배타적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인재를 잃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은 과학기술 인재들이 중국으로 떠나도록 만들고 있다. 이는 미국 스스로에게도 위협”이라며, “중국의 성공은 세계 전체, 그리고 미국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삭스 교수는 미국의 대중 전략이 감정과 공포에 기반해 있고, 일관된 계획조차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이 진정 우려해야 할 대상은 중국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 억제라는 허상을 내려놓고, 대화를 통해 갈등을 관리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만 문제를 둘러싼 긴장에 대해서는 “군사적 충돌은 답이 아니다. 외교적 해법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충돌을 막기 위한 진지한 대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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