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美 공군 수장 “중국 군사·우주 기술, 베끼기 아닌 자체 개발”

  • 화영 기자
  • 입력 2025.12.14 21:44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 공군 수장이 중국의 군사·우주 기술 발전을 두고 “단순한 모방이나 기술 절도가 아니라 자주적 혁신의 결과”라고 공개적으로 평가해 주목된다. 중국을 향한 이른바 ‘기술 베끼기’ 프레임이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인식이 미 군 수뇌부 내부에서도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공군장관 트로이 메잉크(Troy Meink)는 현지시간 12월 11일 열린 우주군력 콘퍼런스에서 “중국의 발전 속도는 실로 놀랍다”며 “중국은 우주와 미사일 기술 분야에서 미국 시스템을 단순히 복제하는 수준을 넘어, 분명한 자주 혁신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 속도를 높이고, 제조 및 조달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군사전문 매체 ‘스페이스 뉴스’에 따르면, 메잉크 장관은 최근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위치한 미 우주군 발사 시설을 방문한 경험을 언급하며, 중국의 최신 발사장이 미국 시설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공개된 일부 영상을 보면, 플로리다 우주 해안 인근의 공장들과 매우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 우주군 고위 지휘부와 외부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산업 기반 확충, 발사 빈도 증가, 기술 개발 주기의 단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잉크 장관 역시 “중국의 발사 분야 추격 속도는 인상적”이라며 “수십 년간 미국이 주도해 온 글로벌 발사 시장에서 중국이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여러 측면에서 미국을 모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단순 복제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들은 운영 방식과 체계 전반에서 매우 혁신적이며, 이런 점이 미국으로 하여금 더 빠르게 움직이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잉크 장관은 중국의 미사일 개발 성과 역시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들의 미사일 분야 발전 속도는 충격적”이라며 “이들 기술은 반복적이고 신뢰성 있는 시험을 통해 축적된 결과로, 모두 미국에서 ‘훔쳐온’ 기술이 아니다. 상당 부분은 자체 개발의 성과”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 평가에 따르면, 중국은 재래식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활공체, 반위성 무기 체계를 포함한 미사일 전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미 측 분석은 이러한 능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작전 접근을 제한하고, 지역 내 미군과 동맹국을 견제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메잉크 장관은 특히 중국의 생산 및 배치 규모를 가장 큰 위협 요소로 꼽았다. 그는 “솔직히 말해 이 정도 규모의 시스템을 본 적이 없다”며 “중국의 추진 속도는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국방 생산 체계는 소량 생산 중심으로 운영되며, 공급망 제약과 느린 조달 주기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보다 유연한 제조·조달 체계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산업 병목 현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메잉크 장관은 과거 중국의 무기체계 개발 속도가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여겨졌고, 이로 인해 “중국은 단지 기술을 훔치며 수 세대 뒤처질 것”이라는 오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다”며 “현재 중국은 우주 분야뿐 아니라 거의 모든 영역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심각한 우려 대상”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면, 거의 모든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이 유일한 위협은 아니지만, 분명히 가장 핵심적인 도전 상대”라며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미국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을 미 우주 분야의 ‘속도 경쟁 상대(pacing challenge)’로 규정해 온 미 국방부의 기존 평가와도 궤를 같이한다. 미 국방부는 중국이 정찰 위성 군집, 기동 위성, 반우주 체계를 배치하고 군민 융합형 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중국은 군사력 증강과 관련해 줄곧 평화적 발전 노선과 방어적 국방 정책을 강조하며, 군사력 현대화는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 수호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럼에도 미 공군 수뇌부의 경고는 중국의 기술·산업 역량을 더 이상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인식이 미국 내부에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인터내셔널포커스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추천뉴스

  • “술로 근심 달래는 유럽 외교관들… 서방 동맹은 끝났다”
  • 전 세계 한글학교, 민화로 하나되다
  • “중국을 알려면 현실을 봐야” — 세계중국학대회 상하이서 개막
  • “두 개의 신분증, 한 세상은 끝났다”… 호주 교민, 중국서 ‘이중국적 단속’에 막혀 출국 불가
  • “중국 청년들, ‘서울병(首尔病)’에 걸렸다?”…中 매체 “韓 언론, 과장·왜곡 심각”
  • 中 배우 신즈레이,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 시진핑·김정은 회담…“북·중 전통친선 계승, 전략적 협력 강화”
  • “중국인 안 와도 여전한 쓰레기”…한국 관광지, 반중정서의 희생양 되나
  • 퇴임 앞둔 프랑스군 총참모장, “분열된 유럽은 강대국 먹잇감 될 수도”
  • 서정원 매직, 펠리피 폭발+웨이스하오 쇼타임…유스 듀오 데뷔골까지 ‘5-1 완승’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美 공군 수장 “중국 군사·우주 기술, 베끼기 아닌 자체 개발”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