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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LA에 군대 투입…이민자 단속이 만든 ‘내전의 도시’”

  • 허훈 기자
  • 입력 2025.06.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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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연방기관이 6월 6일부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작전에 나서면서, 현지에서는 연일 거센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8일에는 곳곳에서 총성이 울리고,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시위대에 발사하는 등 상황이 격화됐다.


CNN과 <더힐(The Hill)> 등 미국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연방 건물 앞에서 배치된 주 방위군과 충돌했고, 고속도로 진입로를 점거하는 시위까지 벌어졌다. 연방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사용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지만, 참가자는 계속 늘어나며 2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일부 시위대는 물병과 돌을 던지며 강하게 저항했고, 투척된 최루탄을 다시 되돌려 던지는 장면도 목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 원' 탑승 직전 기자들에게, 메릴랜드주 대통령 별장인 데이비드 캠프를 찾아 군 수뇌부와 회담할 예정이라며, "반란이 발생할 경우 '반란법(Insurrection Act)' 발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시위를 "아직은 반란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필요시 군 동원을 시사한 셈이다.


이후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로스앤젤레스를 “불법 이민자와 범죄자에게 점령당한 도시”라고 묘사하며, "폭력적이고 반란적인 폭도들이 연방 요원을 공격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어 그는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노엄, 국방장관 피트 허그세스, 법무장관 팸 본디에게 "로스앤젤레스를 이민 침략에서 해방시키고, 이민 소요를 끝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ICE의 단속 작전은 6일 새벽 로스앤젤레스 곳곳에서 기습적으로 전개됐고, 이틀 동안 44명이 체포됐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연방 기관 청사를 둘러싸고 경찰과 충돌했으며, 7일까지 45명이 추가로 체포됐다. 백악관은 7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에 2000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하는 메모랜덤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국방장관 허그세스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현역 해병대까지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이러한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SNS를 통해 "연방정부가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을 장악하고 로스앤젤레스에 병력을 배치한 것은 단순한 쇼에 불과하다"며 "폭력은 절대 안 되며,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뉴섬은 트럼프가 "혼란을 조장해 탄압과 공포 정치의 명분을 만들려 한다"고 비판하며, 해병대 동원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은 "미친 짓"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카렌 배스 시장도 연이어 성명을 내고, 시민들의 평화적 시위 권리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폭력과 파괴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배스 시장은 “로스앤젤레스 당국은 시위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며 주 방위군 동원의 필요성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배스 시장을 정면 비판하며, “폭도와 범죄 외국인을 보호하면서 미국 시민의 안전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로스앤젤레스의 법과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8일 오후에는 로스앤젤레스 중심부의 에드워드 로이발 연방 건물 인근에서 시위대가 고속도로 진입로를 점거하고 남쪽 차선까지 진입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 SUV는 시위대에 포위됐으며, 주요 교차로 세 곳에서도 대규모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은 고층 건물 사이를 메아리쳤고, 현장 분위기는 일촉즉발이었다. 한 시민은 최루탄을 피해 철조망을 넘다 경찰이 쏜 고무탄에 얼굴을 맞아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날 시위를 취재하던 외신 기자들도 최루탄과 고무탄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현장에 있던 기자는 시위대가 "우리는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주민일 뿐이다. 군인을 보내는 건 과도하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추가 게시글에서 시위대의 복면 착용을 문제 삼으며, 이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뭘 숨기고 있는 것이냐”며 시위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반면 ICE 대행국장 토드 라이언스는 “직원들이 가족 보호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민 단속 여파는 동부로도 확산되고 있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7일 뉴욕 맨해튼 남부에서도 150명가량의 시위대가 연방기관의 이민 단속에 반발해 충돌을 벌였으며, 20여 명이 체포됐다. 일부 시위대는 무표기 차량을 향해 물건을 던졌고, 경찰과 격렬한 대치가 이어졌다.


국토안보부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며,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크리스티 노엄 장관은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은 계획대로 계속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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