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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판 ‘진주만 기습’?… Z 커뮤니티 “미국보다 더 강력한 보복해야”

  • 화영 기자
  • 입력 2025.06.0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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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제2차 직접 평화회담을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각), 러시아 본토가 대규모 드론 공격과 연쇄 폭발로 뒤흔들렸다. 특히 러시아군 전략 공군기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타격을 입으며, 전쟁이 다시 깊은 격랑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이번 작전이 자국 주도로 이뤄졌다고 밝히며 “역사적 전환점”이라 강조했고, 러시아 내부에서는 “러시아판 진주만”이라는 극단적 비유까지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러시아 전역의 공군기지 5곳이 동시다발적으로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공격을 받은 곳은 모스크바에서 수천㎞ 떨어진 시베리아까지 포함됐으며,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자신들이 배후임을 공식화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무르만스크·이르쿠츠크·이바노보·랴잔·아무르주 등 군공항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베리아에 주둔한 공군기지가 직접 공격받은 건 처음이다.

공식 발표에 앞서 친정부 성향의 군사 블로거와 논객들이 모인 ‘Z 커뮤니티’는 “러시아판 진주만 사건”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자국 내에서의 대규모 폭격을 ‘전환점’으로 간주하며 핵무기 사용까지 언급하는 극단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팔로워 17만 명을 보유한 군사 블로거 로만 알레힌은 “미국이 진주만 이후 반격했던 것보다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블로거는 “이제는 핵타격을 감행할 때”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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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찰자망 소속 군사평론가 스양은 “공습으로 러시아 전략폭격기 전력에 중대한 손상이 발생했다”며 “소련 시절 제작된 폭격기는 단기 복구가 어려워, 미·러 간 핵전략 균형에도 장기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 전략폭격기의 전쟁에서의 실질 활용도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의 전황을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쪽은 이번 작전을 ‘오랜 준비 끝에 거둔 성과’라고 평가했다. 키이우포스트와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이번 작전의 이름은 ‘거미줄(Spiderweb)’로, 전략 폭격기 Tu-95, Tu-22M3, A-50 조기경보기 등 총 40대 이상의 러시아 항공기에 손상을 입혔다는 주장이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작전이 1년 반 이상 준비됐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감독했고, 보안국장 바실리 말류크가 현장 지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사용한 드론은 소형 FPV 드론으로, 목재로 위장된 구조물에 실려 러시아로 몰래 반입됐고, 목표 시간에 맞춰 원격 조종으로 발진했다는 설명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7대의 드론으로 러시아 장거리 폭격기의 3분의 1을 무력화시켰다”며 “이번 작전은 역사 교과서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작전으로 러시아가 70억 달러에 이르는 전략 자산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했다.

러시아 당국은 즉각 이를 “과장”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와 친정부 성향 정보계정들은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영상과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파괴된 항공기는 Tu-95 두 대와 An-12 수송기 한 대뿐”이라며, 나머지는 경미한 손상으로 조속한 복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거미줄’이 아니라 ‘거짓말의 거미줄’”이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러시아 지방정부도 일부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이르쿠츠크주 주지사 코브제프는 “스레드니 지역의 군사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고, 무르만스크주 주지사 치비스는 “드론 공격으로 방공 시스템이 가동 중”이라며 “SNS에 관련 영상 유포를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친정부 텔레그램 채널은 코라반도의 오레니야 공군기지와 이르쿠츠크주의 베라야 기지가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공군기지 공격 직전에는 러시아 서부의 철도교 두 곳이 잇따라 폭발로 붕괴됐다. 5월 31일 밤 10시 50분 브랸스크주에서, 다음날 새벽 쿠르스크주에서 교량이 폭파되며 열차가 탈선했고, 이로 인해 7명이 숨지고 76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두 사건 모두 폭발물 공격으로 판단돼 연방 수사국이 수사를 맡는다”고 밝혔다.

이처럼 평화회담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 본토에서 대규모 군사·교통 인프라 파괴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자 러시아 외무부는 “매우 심각한 도발”이라며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 무임소 대사 미로시니크는 “협상을 앞두고 이런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철도 폭파와 관련한 외신 질의에 “코멘트할 수 없다”고만 짧게 답했다.

러시아 외무장관 라브로프는 같은 날 미국 국무장관 루비오와 전화 통화를 갖고 이스탄불에서 예정된 러·우크라이나 회담과 본토에 대한 공격 문제를 논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루비오가 철도 폭발로 인한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했고, 양국이 정치적 해법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6월 2일 열릴 회담은 전쟁 이후 처음으로 재개되는 직접 대화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본토 공격이라는 격랑 속에 협상의 동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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