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유럽이 미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을 벗어나 독립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한번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전 프랑스 총리 도미니크 드 빌팽은 최근 영국 '가디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유럽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기술, 국방, 국가 안보 분야에서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혼란스러운 국제 질서 속에서 유럽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드 빌팽은 유럽과 미국의 관계가 80년 만에 가장 심각한 단절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이 유럽 동맹국들을 단기간 내에 소외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러시아 측에 서는 등 유럽과의 공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드 빌팽은 이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를 버리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는 유럽의 극단주의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들은 약한 EU를 원한다”며 미국의 의도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유럽이 이제 미국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드 빌팽은 유럽의 주권과 독립을 달성하기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제안했다. 첫째, 국방과 국가 안보 분야에서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기술 산업에서의 자립을 촉구하며, 특히 미국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 소셜 플랫폼, 클라우드 기술 등에서 독자적인 도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 유럽의 가치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다. 그는 “이제 진짜 문제는 주권인가 복종인가의 문제”라며 유럽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 빌팽은 또한 트럼프의 정책 변화가 유럽에 위기이자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상황은 유럽 민주주의의 각성을 촉진할 것”이라며 유럽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의 실패가 명백해지면 미국 내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 인해 미국의 국제적 위상이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 빌팽의 주장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집권 이후 백악관을 방문한 첫 유럽 지도자로, 대서양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그는 새로운 국가 동맹을 구성할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유럽 국가 지도자들과 만나고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의 간극은 유엔 안보리에서도 드러났다. 2월 24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해 제안한 결의안 초안에 대한 유엔 총회 투표에서 미국은 러시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유럽과 미국의 입장 차이를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다. 드 빌팽은 “미국은 더 이상 유럽의 동맹국으로 간주될 수 없다”며 유럽이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 빌팽은 유럽이 독립적인 길을 걷기 위해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그는 “유럽의 주권을 달성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들리지만, 어떻게 이를 실현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유럽 국가들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 안보와 외교 문제가 유럽의 다음 선거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드 빌팽은 2003년 유엔 안보리에서 이라크 전쟁 반대 연설로 유명해진 인물로, 그의 예측과 주장은 오늘날의 국제 정세 속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유럽이 자주적인 길을 걷기 위한 중요한 메시지로 여겨지고 있다.
BEST 뉴스
-
“미국, 이란 핵시설 전격 타격…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동포투데이] 미국이 마침내 이란을 향해 군사적 행동에 나섰다. 그것도 전격적으로, 예고 없이, 그리고 깊이 타격했다. 현지시간 6월22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폭격기가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시설을 공격해 임무를 완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모든 항공기가 무사히 귀환했고, 폭... -
“극우 댓글부대, 초등 교육까지 침투”…민주당, ‘자손군·리박스쿨’ 긴급 진상조사 촉구
[동포투데이]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대위’는 6월 1일 오전 중앙당사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극우 유튜브 채널과 연계된 댓글조작팀 ‘자손군’과 극우 교육단체 ‘리박스쿨’에 대해 “민주주의와 교육현장을 뒤흔드는 중대한 선거공작”이라며 긴급 진상조사와 전면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윤호중 총... -
"러-우크라이나 2차 평화협상, 전쟁 종식 향한 첫걸음 될까?"
사진 제공 : 스푸트니크통신 [동포투데이]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2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2차 평화협상을 약 1시간가량 진행한 뒤 종료했다.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이자 협상 대표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회담 직후 “전선 일... -
이재명의 외교 방향, ‘중국 카드’는 어떻게 펼쳐질까
[동포투데이]제21대 대통령선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된 가운데, 중국 매체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 방향, 특히 대중(對中) 정책에 대해 신중한 관찰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관찰자망(观察者网)은 4일, “이재명의 진짜 대중 태도를 판단하려면 향후 몇 가지 사안의 처리 방식에 주목해야 ... -
中전문가 “한중관계, 실용 외교로 새 전기 마련해야”
[동포투데이]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으며 한국 사회는 새로운 정치의 출발점에 서게 됐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긴급 계엄령’을 선포하고 올해 4월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 결정을 받으면서 2년 앞당겨진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축전
[동포투데이]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내 당선을 축하하며,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축전에서 “한국은 중국의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
NEWS TOP 5
실시간뉴스
-
“MI6에 러시아 첩자 있다”…CIA 경고로 시작된 20년 추적, 끝내 빈손
-
"아버지라고 부른 적 없다"…뤼터, 트럼프에 ‘굴욕 발언’ 해명
-
나토 정상회의, “트럼프 맞춤형” 선언문… 흔들리는 연대의 민낯
-
뤼터 “중국이 대만 공격하면 러시아 끌어들일 수도”… 나토, 아시아 개입 명분 쌓기
-
EU, 중국 희토류 통제에 경고… “이제 우리도 똑같이 대응할 것”
-
“현실주의로 中과 마주해야”... 中·EU 관계에 신중론 부상
-
“세계 중심은 더 이상 미국·유럽 아냐”... 이탈리아 국방장관, 나토 재편 주장
-
英 명문대 중국인 유학생, 연쇄 성폭행 혐의로 무기징역
-
“중국도 미국도 믿기 어렵다”…EU, 라틴아메리카서 ‘제3의 선택’ 자처
-
“중국화되는 세계”…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현실, 영국 안팎의 딜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