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20(월)
 

555.jpg

 

[동포투데이]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최근 서아프리카 국가인 가나에서 55개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연합(AU)과 20개국으로 구성된 카리브공동체(CARIG)가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역사적으로 서구 노예무역의 피해를 입은 수백만 아프리카인들을 위해 사과와 연체된 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한 글로벌 펀드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난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1,200만 명의 아프리카인들이 유럽 국가들에 의해 아메리카 식민지로 강제로 밀매되어 각종 농장에서 노예 생활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상회의 주최국인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노예 배상은 "세계가 반드시 직면해야 하고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노예무역을 이용해 부를 챙겼다고 비난하고 아프리카의 자녀들의 자유를 통제하고 노예로 팔아넘겼으니 이제 배상할 때가 되었다고도 강조했다.


두 달 전 제78차 유엔총회 전체토론회에서도 같은 비난과 호소가 나왔다. 당시 연설에서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서구 역사상 노예무역이 아프리카에 끼친 피해를 엄중히 규탄하고 서구 국가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배상을 요구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의 많은 부분이 수 세기에 걸친 아프리카에 대한 잔혹한 착취를 기반으로 설립되고 발전했다며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이러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보상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러한 범죄의 존재를 증명할 수는 있다"라고 지적했다.


15세기부터 유럽 국가들은 약탈, 착취, 노예 제도 등을 통해 전 세계로 계속 팽창하며 글로벌 식민지 제국 체제를 형성했다. 형형색색의 식민제국 중에 후발주자인 영국이 있었다.


사료에 따르면 카리브해에서 영국의 식민 통치는 17세기에 시작되어 20세기 중반까지 지속되었다. 이 기간 동안 영국은 약 310만 명의 아프리카 노예를 이 지역으로 수송하여 사탕수수, 담배, 커피와 같은 수익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에서 무급 노동을 하게 했다.


영국 '흑인 역사의 달' 웹사이트에 실린 연구 보고서는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들이 신체적 학대, 문화적 억압 등 다양하고 잔인한 대우를 받았고, 상당수가 비명횡사했다고 지적했다. 대조적으로, 식민 통치는 영국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왔고 영국의 경제 발전과 글로벌 파워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의 축적은 아프리카 노예들의 착취와 억압, 그리고 카리브해 현지인들의 이주와 소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웹사이트의 조사 통계에 따르면, 오늘날 영국의 금융, 문화, 학술 분야의 유명한 많은 기관은 역사적으로 노예무역과 식민지 지배로부터 이익을 얻었다.


바클리즈와 로이드와 같은 많은 영국 은행은 노예제와 노예무역이 그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었고 여전히 노예제 유산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인정했다.


대영박물관, 국민신탁재단 등 영국의 많은 박물관과 문화기관은 노예무역이나 식민 통치를 통해 불법적으로 취득한 소장품과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와 같은 영국의 많은 대학 설립도 노예 상인과 농장주의 재산 덕분이다. 심지어 일부 교수와 학자들도 노예무역에 직접 참여했다.


노예무역의 발원지인 아프리카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암흑한 시기를 견증했다. 올해 7월 초 AU 대표들은 바베이도스를 방문해 유럽 국가들이 '역사적 대규모 범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공동으로 촉구하기 위해 카리브해 국가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카라 바넷 카리브 공동체 사무총장은 이번 가나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글로벌 클레임 운동의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며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카리브 공동체는 포괄적인 공식 사과 및 채무 탕감을 포함한 10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웨스트 인디스 대학 추산에 따르면 영국은 카리브해 국가들에 대한 수 세기에 걸친 식민지 착취에 대한 보상으로 총 18조 8천억 파운드를 지불해야 한다.


고통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는 최소한의 배상액조차 산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아프리카의 주장을 지지하는 정의로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에서도 글래스고대와 영국 성공회가 각각 2,000만 파운드와 1억 파운드의 배상을 약속했고, 영국의 일부 노예주 후손들도 배상을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가나 정상회의에는 영국 노동당의 아프리카계 의원 벨 리베로 아디가 참석했다. 그는 아프리카연합과 카리브해 공동체의 협력이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결정권자의 태도는 정반대다. 가나 정상회의에 상징적으로 관계자를 파견한 영국 외무부는 이번 회의에 사람을 파견하는 것은 "표준적인 외교 접촉의 일부"일 뿐이며 영국 정부는 여전히 "배상"이라는 개념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수낙 영국 총리는 “노예제와 식민주의에 대한 영국의 역할에 대해 포괄적이고 의미 있는 사과를 하고 보상을 약속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분명히 대답했다.


수낙은 또 “영국 역사를 재구성하려는 것은 올바른 길이 아니며 우리가 집중할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영국 왕 찰스 3세는 최근 케냐를 방문했을 때 영국이 역사적으로 케냐인들에게 가증스럽고 비합리적인 식민지 폭력을 자행했음을 인정하면서도 공식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영국 언론이 전했다.


영국은 1886년 독일과 동아프리카를 '분할'한 후 케냐를 '분할'했고, 1888년 영국 동아프리카 회사의 관할하에 두었고, 1895년 영국 정부가 직접 관리하도록 변경했다.


케냐가 1963년 독립하기 전, 영국은 이 동아프리카 국가를 수십 년간 식민 지배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식민 통치 기간 케냐 서부 케리코 인근 마을 주민 50만 명 이상이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케냐 측의 배상 요구를 논의하기를 꺼려 왔다.


이번 케냐 방문에서도 찰스 3세는 의도적으로 케냐 서부 지역을 피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찰스 3세의 방문에 항의하는 케냐인들은 영국이 케냐에서 저지른 식민지 잔혹 행위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영국, 노예무역으로 거액의 클레임에 직면할 수도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