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18(월)
 

[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최미자- 그녀는 한국생활 19년이 된다. 19년을 사사오입하면 20년이 되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국생활 20년이 가까운 최미자씨한테 있어서 어떤 변화들이 생긴 20년이었을까?
 
2001년 최미자씨가 한국행을 할 적엔 중국과 한국 사이의 경제생활 수준 차이가 크게 날 때였다. 거기다 중국에서도 동북쪽 오지라 불리는 연변과 한국 사이의 차이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당시 연변조선족의 <코리안 드림>은 일종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밖에 없었다.
 
하다면 최미자씨 역시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수많은 중국 조선족 중의 한사람이라 할 수 있었다.
 
“저의 고향은 중국 연변이구요. 한국은 2001년에 나왔어요. 중국에 있을 때 부자란 소리는 못 들었지만 그렇다고 매일 의식주를 걱정할 사정은 아니었어요. 한국으로 나온 건 한국의 선진적인 문화를 배우고 또한 생활환경을 바꾸고 싶은 것도 있었어요. 물론 돈도 벌고 싶다는 욕망도 강했죠.”
 
어찌 보면 최미자씨는 <코리안 드림>으로 한국으로 진출한 여느 중국 조선족들과 다른 곳이 거의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한테는 꿈이 있었다. 꿈이란 타인한테 보이지 않는 것이다.
 
http://www.dspdaily.com/data/news/2004/2c70e0cf76822b5017931e63bd2367b4_agAJoWGAvNlNuR6TiumVTCPf2qF.jpg
 ▲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미자 충남다문화가정협회 보령시지회장.ⓒ 충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한국에 온 뒤 그녀는 많은 것을 배웠다. 아니 그것보다는 배울 것이 많았다고 해야 더 적절했다. <동방의 예의지국(东方礼仪之国)>라는 한국에서는 가정예의 외에도 밖에서의 <인사예의>, <봉사예의> 그리고 남녀 사이에서의 이성을 대하는 예의 등으로 예의범절만 해도 수없이 많았다. 그것은 같은 민족이라 해도 한국인과 중국 조선족 사이에는 차이가 아주 많았다. 총체적으로 자질 상 한국인은 중국 조선족에 비해 한 수 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옥의 티>라고나 할까? 외국인을 대하는 한국인의 시각에는 어딘가 <색깔>이 깔려 있었다. 여기에는 동족인 중국 조선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으며 한가정의 부부 중 한쪽이 한국인이고 한쪽이 외국인일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사례로 지난 세기 90년대 중기쯤 한국에는 일본에 있는 한인 동포에 대해서는 <돈포>라 했고 중국에 있는 조선족 동포에 대해서는 <똥포>란 당시의 <신조어>가 유행될 정도였다.
 
최미자씨는 그런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바로잡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다.
 
“저는 다문화 가정이란 말 자체가 차별이라고 주장합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 아이>들입니다. 그러자 다가정 문화 가정의 아이란 자체가 색깔적인 시각인 거지요…현재 한국 사회에는 이른바 <다문화 가정>이 아주 많으며 그것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18년 <인구 주택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다문화 가구원>은 33만 5000가구에 인구는 100만 9000여명으로 총 인구 5136만명 중 2%를 차지합니다.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며 이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이 없는 올바른 정의(定义)를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당시 최미자씨는 생각은 굴뚝 같았으나 혼자의 힘만으로는 너무나도 미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발기해 낸 것이 몇몇 중국 출신 여성들과 함께 만들어낸 자조모임(自助聚会)이었다. 그런데 정작 활동을 벌이자고 보니 언어의 불편, 서류 작성 미숙 및 통역 곤란 등 이런저런 애로가 적지 않았다. 이런 애로사항을 극복하자면 몇몇이 아닌 일정 규모가 있는 단체가 필요했다. 최미자씨는 뭘 하려면 체계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생각을 털어놓자 기타 자매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2010년 충남의 다문화가족협회가 고고성, 본 협회는 공주에 두었고 지회는 공주, 계룡, 논산과 보령에 두었으며 최미자씨는 보령시지회장을 맡게 됐다.
 
지난해 6월 충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국적 미취득 결혼 이주여성 대상 연구 조사 발표 및 토론회>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많은 것들이 제기됐다. 한국 농어촌 총각들의 결혼이 어려운 것, 이로 인해 인구감소가 초래되고 지어는 인구절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 농어촌 총각들의 결혼문제를 해결하고 저 정부는 한국 남성과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 여성들과의 결혼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의 필요에 의해 이주해온 여성에 대한 한국의 차별 인식과 대우에 문제가 있다는 것 등으로 어떤 이들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문제는 이주 여성뿐 아니라 이주 여성의 자녀들까지 겪어야 하는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라고 파헤치기도 했다.
 
회의에서 최미자씨는“다문화 가정이란 말 자체도 차별이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 아이들이다. 그야말로 다문화 가정 아이라고 호칭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다”라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다문화가정의 여성 및 그 자녀들에 대한 차별과 기시,이는 이주 여성들의 말없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충청남도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결혼이주여성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주 여성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 107명 중20%가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그리고 “본국 국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 같아서”란 응답도 16%였다.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 보면 결혼이주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깊이 적응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최미자씨 역시 한시기 중국 국적을 포기한 것에 대한 어느 정도의 후회가 없지 않았었다. 그녀가 한국에 나올 때에 비해 현재 중국이 경제적으로 엄청 살기가 좋아졌고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역시 한국에 비해 상위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미자씨는 인차 그 후회를 접기로 했다. 같은 동포가 살고 있는 한국에 대한 정이 그 후회를 초월했기 때문이었다.
 
“어찌됐던 간 나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한국행이었고 또한 그 선택이 딱 잘못된 것만은 아니었기에 애써 자아위안을 하면서 내가 선택한 인생길을 묵묵히 걸어가기로 한 것이었죠.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길을 더듬게 됐고 결국 이주 여성들에 대한 대우를 개선하는 일에 투신하게 된거예요. 이렇게 마음을 굳히니 두루두루 할 일이 생기더군요. 협회 일을 보는 한편 주민들을 위한 영어와 중국어 가르치기, 자녀를 위한 방과 후 수업, 노인복지관의 배식 봉사 등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은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것이고 그 행사에서 최고의 만족도를 주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었죠. 거기서 전 크나큰 자신심을 갖게 되었답니다. 우리 이주 여성들도 본토 한국여성들처럼 잘 살 수 있고 떳떳이 살 수 있으며 그들이 하는 일을 우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며 잘 할 수 있다는 그런 자신심을 말입니다.”
 
한국인이 올바른 주인의식과 책임감으로 이웃인 다문화 가정을 좀 더 세심하게 보듬어주고 바른길로 이끌어 ‘화목한 이웃’이 되기를 희망하는 최미자 씨. 그의 바람처럼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과 차별없는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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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미자 충남다문화가정협회 보령시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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