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포투데이] 서울에서 반중(反中) 시위가 거세게 일어나고 있지만, 현실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계속되고 있다. 거리에서는 “중국인 물러가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지만, 산업 현장과 소비자 시장에서는 중국산 제품이 여전히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서울 명동 거리에서 중국 상점이 공격당하는 와중에도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는 중국산 식각 장비의 긴급 설치 작업이 진행됐다. 시위 참가자 중 일부는 중국산 스마트폰으로 현장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중식당 주인은 “가게 문을 닫는 손해보다 보안 장비를 구입하는 게 낫다”며 버티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반중 안전 경고’로 예약 취소가 늘었지만, 젊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는 여전하다. 대선을 앞두고 SNS에는 “미군이 중국 간첩 99명을 체포했다”는 허위 영상이 퍼지면서 보수 진영의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계와 문화계에서도 ‘한국화’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의 한 박물관은 15세기 조선 기록의 한자 주석을 모두 한글로 바꿨고, 대학 연구진들은 중국어로 명명된 반도체 특허 이름을 한국어 코드로 교체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연구의 70%는 중국 투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도 복잡한 상황이 이어진다. 인천항에는 판매되지 않은 현대차 재고가 쌓였지만, 부품의 상당 부분은 중국산이다. 반중 플래카드가 내걸린 공장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전기모터가 돌아가고 있으며, 화장품 업계도 ‘중국 철수’를 선언하면서도 원료와 디자인은 중국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중국산 고추 수입은 60% 늘었고, 전통 김치 업체들은 폐업 위기를 고추 수입으로 넘기고 있다. “재료는 중국산이지만 맛은 한국 것”이라는 항변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한편, 중국 공장에서는 ‘한국식 고추장 발효’ 특허를 출원하며 웃고 있다.
부산 미군기지 인근 미사일 발사대 설치에 반발하는 어민들은 수산물 수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중국 청도항은 신선식품 특송 노선을 개통해 한국 수산물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경기 지역 사과 농가들은 ‘애국 마케팅’ 대신 중국어·영어 라벨과 QR코드를 도입해 중국 바이어를 유치하고 있다.
가전 매장에서는 중국산 TV를 거부하는 소비자가 삼성 냉장고에 부착된 중국산 부품 표시는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면세점 야간 영업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비고, 반중 시위대는 중국산 재료로 만든 도시락을 먹는 모습도 보인다.
무역 지표는 이 혼란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월 한중 무역량은 전년 대비 13.8% 증가했고, 삼성은 중국산 반도체 장비 부품을 대체할 경우 수천억 원의 손실이 날 수 있다며 긴급 회의를 열었다. “중국산 부품 없이는 하루도 돌릴 수 없는 생산라인”이라는 자조가 터져 나왔다.
공항 수하물 벨트에서는 중국산 캐리어와 한국산 화장품이 뒤섞여 나오고, 강남의 시위 기획사는 중국산 장비로 ‘애국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예산의 상당 부분이 중국 기업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처럼 ‘반중’과 ‘중국 의존’ 사이에서 한국 사회는 복잡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태극기를 흔들며 중국 국기를 불태우는 그 순간에도, 그 불꽃은 중국산 라이터에서 피어난다는 점이 씁쓸한 현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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