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서울 홍대 앞 번화가에서 한 한국인 남성이 중국인 관광객 커플을 네 차례에 걸쳐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단순한 우발적 충돌이 아닌, 특정 국적을 겨냥한 계획적 범행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특히 가해자가 과거에도 유사한 범행을 반복해온 상습범이며, 경찰이 이 전력을 알고 있었던 정황까지 밝혀졌다.
폭행 장면은 7월 3일 밤 피해자가 촬영한 영상과 함께 중국 SNS에 처음 공개됐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중국인 커플을 따라다니며 반복적으로 폭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번화한 거리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주먹을 휘두르고, 발로 차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가해 남성은 피해자들과 일면식도 없었다. 처음부터 이 커플만을 집요하게 따라다녔고, 제지를 받은 뒤에도 뒤를 밟으며 다시 폭행을 가했다. 피해자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으며, 현장에 있던 다른 중국인과 한국인 목격자도 증언에 나섰다.
경찰 조사 결과는 더욱 심각하다. 가해자는 이미 중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유사한 폭행 사건으로 세 차례나 신고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모두 커플 형태의 중국인이었고, 장소는 하나같이 서울 도심의 번화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해당 인물을 강력히 제지하거나 구속하지 않았다.
피해자와 함께 경찰서를 찾은 또 다른 중국인은 “한국에 온 중국인들이 이런 일을 당해도 대부분 참고 넘긴다”고 말했다. 한국 경찰에 대한 불신, 언어 장벽, 분쟁을 피하려는 심리가 작용해 침묵 속에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 피해자 역시 사건 당시 대응하지 못한 채 몸을 피하는 데 급급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 SNS에서는 “한국은 과연 안전한 여행지인가”라는 물음이 확산되고 있다. “화장품 하나 사러 갔다가 네 번이나 맞고도 보호받지 못한다면, 굳이 한국에 갈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자조 섞인 비판도 나온다. 일부 누리꾼은 이를 “단순한 혐오가 아니라 체계적으로 방치된 외국인 혐오 범죄”라고 지적하며, 관광 보이콧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반중정서가 혐오범죄로 비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국인에 대한 불만이 이제는 물리적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관광객을 향한 공격은 국가 이미지와 직결되는 문제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 특정 국적을 표적 삼아 반복적으로 폭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명백한 혐오범죄로 봐야 한다. 그럼에도 경찰은 사전 조치에 실패했고, 가해자는 도심을 활보하며 범행을 이어갔다.
이 사건은 한국 사회가 외국인 관광객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혐오와 폭력이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공공기관은 무관심과 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 관광객의 안전은 곧 국가의 품격이다. 한류와 K-콘텐츠를 외교 자산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그에 걸맞은 안전한 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방치된 혐오, 무기력한 대응, 침묵하는 피해자들 가운데 무엇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정부와 경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대상 범죄 대응 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자국민 보호만큼, 한국을 찾은 타국의 손님에 대한 책임 또한 국가의 의무다.
BEST 뉴스
-
“미국 왜 이러나”… 다카이치 발언 후폭풍에 워싱턴 ‘침묵’, 도쿄만 발동동
[동포투데이] 중국을 자극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발언을 둘러싼 외교 충돌 속에,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로우키’ 행보를 보이자 일본 정부가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미·일 공조를 강조해온 도쿄로서는 예상 밖의 ‘미국의 침묵’이 당혹스럽다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 -
중국서 돌아온 마크롱 “유럽 산업 생존 위기… 중국이 투자로 도와야”
[동포투데이]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방중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에도 중국에 대한 기술·자본 유치 요청을 이어갔다. 유럽 산업이 중국의 ‘초강력 경쟁력’과 미국의 보호주의 압박 속에서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며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사진... -
“대구 성서공단 베트남 노동자 추락사… 시민사회 ‘강제단속 중단하라’”
[동포투데이] 정부의 미등록 이주민 합동단속 과정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가 숨진 사건을 둘러싸고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단체들은 이번 사망이 “정부의 무리한 강제단속이 빚어낸 인재(人災)”라고 규정하며 이재명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정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고는 ... -
미토마 전범 사진 논란 일파만파…브라이턴 “중국 팬에 사과”
[동포투데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 FC 소속 일본 국가대표 미토마 카오루가 유소년 선수와 함께 태평양전쟁 당시 전범으로 지목된 일본군 장교의 사진이 담긴 카드를 손에 들고 찍은 이미지가 공개되며 중국 내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논란은 1일 중국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
마크롱, 왜 굳이 청두까지 갔나… 판다 외교 넘어 ‘中 서부’ 직접 본다
[동포투데이]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3일 베이징에 도착하며 취임 후 네 번째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올해 중국·프랑스 수교 60주년을 맞아 이뤄지는 사실상 ‘답방’ 성격이지만, 이번 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베이징 외에 청두(成都)를 직접 찾는다는 점이다. 단순한 지역 일정이 아니라, 중국 서부의 경... -
“전쟁만 남고, 미국은 떠날 준비”… 우크라이나 4년의 비극
[동포투데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째로 접어들면서 해외에서는 “미국을 지나치게 신뢰한 대가가 무엇인지 우크라이나가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전쟁이 길어지는 동안 우크라이나가 치른 희생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지만, 정작 미국은 전략적 목적을 대부분 실현한 뒤 발을 빼려 한다는 주...
실시간뉴스
-
중앙방송 개국 12주년 기념 시상식 성료… 공익가치 실천 영웅 조명
-
“대구 성서공단 베트남 노동자 추락사… 시민사회 ‘강제단속 중단하라’”
-
“죽음이 다가올 때, 몸이 보내는 5가지 신호”
-
다문화 어머니 농구단, 용산구청장배서 또 연패… “내년엔 꼭 이긴다”
-
“중국이 아니라 변화가 두렵다” — 한국 내 반중 감정의 진짜 이유
-
외국인 향한 혐오 표현, 경찰 “사회적 해악…단호히 대응”
-
“경비 공백이 참사 불렀다”… 정부, 이태원 참사 합동감사 결과 발표
-
“아기만은 살려야”…오산 화재서 두 달 된 아기 이웃에 건넨 중국인 여성, 추락사
-
개그맨 이진호 연인 자택서 숨져…“범죄 혐의점은 없어”
-
월성원전 또 중수 유출…올해 두 번째 “안전 불안 여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