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말로 “안녕하십니까?”

[동포투데이 김민 기자] 7월 28일, 한쌍의 노인이 연변박물관에 나타났다. 눈썰미가 좋은 유람객들에게 있어서 이들 노인들은 어딘게 낯이 익었다. 이들 한쌍의 노인네가 바로 마오쩌둥(毛泽东)의 딸 리나(李讷)와 사위 왕징칭(王景清)이었으며 이들은 친구의 초청에 의해 연변을 찾았던 것이다.
이 두 노인은 이미 모두 고래희를 훨씬 넘겼지만 정신만은 정정해 보였고 옷은 수수하게 입었으며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했다. 또한 출입시 타인의 도움을 받을 때마다 왕징칭 노인은 두손을 합장하며 “감사합니다”라고 표했다.

이 날 연변박물관 김휘관장이 이들에게 해설을 맡았다. 연변의 성과도편청에서 리나 노인은 모저우둥의 사진 한장을 이윽토록 쳐다 보았다. 그 사진은 1950년 10월 3일, 연변가무단이 국경공연기간 마오쩌둥의 접견을 받으면서 단장 김구동이 마오쩌둥한테 벼루(砚台)를 드리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의 사진을 보면서 리나 노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군 했다.
연변역사문화전시청에서 리나 노인은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학자답게 “연변 일대의 선조는 여진족이고 발해국의 창립인은 말갈인(靺鞨人)”들이라고 정확하게 말해 주위 사람들의 경탄을 자아냈다.

박물관내를 둘러보는 기간 박물관 일군이 리나 노인한테 차물을 부어주자 그는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라고 우리 말로 표현했다. 이에 사업일군이 어떻게 되어 조선족언어를 알게 되었는가고 묻자 리나 노인은 웃으면서 1993년 연변에 왔을 때 몇마디 배웠노라고 대답했다. 이는 주위의 분위기를 더욱 화기애애하게 했다.
이 날 리나/왕징칭 부부는 자기들을 초청한 연변영성엘리베터유한회사와 연변무술협회를 고찰, 진소왕태극권 연변클럽에서 표현하는 종목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어 연변서예가협회을 찾았을 때 협회주석 샤광장(夏光江)이 자신의 작품 “풍류인물을 보려면 오늘을 보아야 하리(数风流人物还看今朝)”를 리나 노인한테 증정하고 또 자기가 징강산(井冈山)에서 산 “마오쩌둥서예선집”에 싸인해 달라고 하자 노인은 부친의 책에 함부로 싸인하는 건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 날 오후 리나/왕진칭 노인부부는 연길을 떠나게 되었다. 작별시 리나 노인은 종이 한장을 달라고 해서는 거기에 일필휘지로 “분발전진(奋进)” 제자를 써주었다.
샤광장은 이 제자를 평가하면서 “글자체가 기세 있고 대범하면서도 명랑하다”라고 평가하였다.
<사진 : 연변신문넷>
ⓒ 동포투데이 & www.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미국, 이란 핵시설 전격 타격…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동포투데이] 미국이 마침내 이란을 향해 군사적 행동에 나섰다. 그것도 전격적으로, 예고 없이, 그리고 깊이 타격했다. 현지시간 6월22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폭격기가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시설을 공격해 임무를 완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모든 항공기가 무사히 귀환했고, 폭... -
대륙을 감동시킨 연변대 식당 아주머니의 졸업식 작별 인사
[동포투데이]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아, 밥은 꼭 잘 챙겨 먹고 건강 잘 지켜야 해요.” 중국 지린성 연변대학(延边大学) 졸업식에서 나온 식당 아주머니의 이 한마디가 전역으로 퍼지며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6월 20일 열린 2025학년도 졸업식에서, 10년 넘게 학교 식당에서 일해온 류샤오메이(刘晓梅) ... -
79억짜리 ‘맹물 사기’…짝퉁 화장품 전국 유통 적발
[동포투데이]‘정품’을 가장한 짝퉁 화장품이 대거 국내에 유통되다 상표법 위반 혐의로 적발됐다. 용기부터 포장까지 진품과 똑같이 만들어졌지만, 실상은 핵심 기능 성분이 빠진 ‘맹물’ 수준의 제품이었다.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은 SK-II, 키엘... -
한국과 스페인, 문화로 마음을 잇다…‘2025 코리아시즌’ 마드리드 개막
[동포투데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오는 7월 4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대표 공연행사를 시작으로 ‘2025 코리아시즌: 스페인’ 문화교류 프로젝트를 본격 개막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한-스페인 수교 75주년을 기념하며, ‘두 문화, 하나의 마음(Dos culturas, un corazón)’이라는 표어 아래 양국 간... -
“중국공산당 당원 수 1억 27만 1천 명…젊고 학력 높은 당원, 조직도 촘촘히 확장”
[동포투데이] 중국 공산당 당원 수가 지난해 말 기준 1억 27만 1천 명에 이르며, 전년보다 약 109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은 1.1%다. 공산당 중앙조직부는 7월 1일, 창당 104주년을 앞두고 공개한 보고서에서 “당 조직의 규모가 꾸준히 확장되고 있으며,... -
더불어민주당 “내란의 ‘열쇠’ 양호열, 즉각 구속 수사하라”…특검에 촉구
[동포투데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4일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 양호열 씨에 대해 “내란의 비밀 열쇠를 쥔 인물”이라며 특검의 즉각적인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양 씨가 계엄령 문건 작성 및 전달, 핵심 인물들의 동선 관리, 증거 파쇄까지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지혜 민주당...
NEWS TOP 5
실시간뉴스
-
"中 자기부상열차 '600km 시대' 개막…美·英, 기술 추격 난항"
-
"청도와 세계의 건배"…제35회 청도 국제맥주축제 개막
-
美 기업이 키운 中 자신감…美, 경제협상 '고전' 예상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중국서 첫 중국어 연설 “중국 공급망은 기적…AI 시대 협력과 번영 강조”
-
“샤오미 전기차 사고 싶다” 젠슨 황, 中 전기차 혁신에 찬사
-
“중국에서 생산, 일본으로 수출”…日 중소기업의 독특한 생존 전략
-
“대만 유사시 앞장서라?”… 美 요구에 日·豪, 선 긋고 거리두기
-
中, 상반기 GDP 5.3% 성장…완만한 회복 속 구조개혁 과제 여전
-
“풍경도, 사람도 노래였다”… 스타들이 만난 조선족의 숨결
-
中 국방부 “동남아 비핵지대 조성, 단호히 지지…중국이 앞장설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