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문제 다룬 무게 있는 김혁의 작품들
[동포투데이 허훈 기자] 밑바닥인생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작가의 추구와 아픔에 대한 묘파는 지난 세기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그 양상이 변하기 시작한다.
그때를 두고 작가는 다음과 같이 회억한다. “나의 육신밖의 아픔 그리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피부로 느끼면서 갓길에 섰던 나의 필봉은 새로운 좌표를 찾기 시작했다”. 따라서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들의 중국조선족 한국초청사기 사건을 다룬 장편르포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다”, 도시와 외국으로의 진출 과정에서 조선족 여성들이 겪는 아픔을 다룬 장편소설 “국자가에 서있는 그녀를 보았네”, “중국조선족 문제 테마소설”이라는 부제하에 변혁기 중국조선족의 고뇌를 취급한 작품들을 연이어 펴냈다.
특히 1990년대 말의 한국초청사기 사건을 전방위로 다룬 장편르포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었다”는 진부하기 그지없는 조선어 출판 풍토에서 가장 짧은 시간내에 수천권이 판매되는 기록을 냈다.
그 후, 조선족공동체의 정체성과 위기를 다룬 작품창작이 작가의 창작 주선을 이룬다. 십여년간 “중국조선족문제 테마소설”이라는 부제를 달고 그 시리즈물을 수십편 펴냈다. 올해에는 그 특집을 한데 묶은 소설집이 발간된다.
작가는 여섯 부의 장편소설을 연재, 출간했는데 모두다 민족의 역사와 관련된 묵직한 소재의 작품들이다.
그 가운데서 “마마꽃 응달에 피다”는 문화대혁명에 관한 아픈 기억을, “국자가에 서있는 그녀를 보았네”는 흔들리고 있는 조선족공동체의 아픔속에 스러져가는 여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 조선족 최초 연변지역 위안부의 시선에서 위안부와 남경대학살 제재를 다루고 있다.
3년반 째 연재되고있는 문화역사시리즈 “영화로 읽는 중국조선족”은 스크린의 각도에서 조선족의 백여년 역사를 다른 텍스트로 연구한 작품이다.
2년째 연재되고 있는 “소설가 김혁의 인물시리즈”는 조선족 수십명 인걸들의 생애를 사전형식으로 가나다라 순으로 짧고 명료하게 다루고 있는 소전기물이다.
그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제반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주덕해, 한락연, 김염, 김약연, 윤동주, 김학철, 리홍광, 리화림, 양림, 정판룡 등 우수한 인걸들의 전기를 이미 펴냈거니와 앞으로도 지속 펴내는 작업을 그의 창작스케줄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놓고 있다.
한편, 그는 기행문, 인물전이라는 논픽션물 외에도 소설이라는 픽션으로 조선족 인걸들을 조명하는 작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문단 처음으로 소설화한 “시인 윤동주”는 연변이 낳은, 겨레가 애대하는 시인 윤동주의 문학적 삶을, “완용 황후”는 연변에서 숨진 청나라 황후를 통해 근대 동북의 근대사를 조명하고 있다. 현재 집필을 마치고 출판을 앞두고 있는 “무성시대”는 “중국 영화의 황제” 김염의 영화인생을 그린 장편소설로서 중국작가협회 소수민족 지지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매체의 기자와 소설가로서의 삶을 병행해 살았던 김혁에게 있어 “문학적 다큐멘터리”로 특징지을수 있는 저널리즘적 글쓰기가 남들과 차별화된 창작성향이다.
“대서사적인 작품을 다루는 것이 나의 근년래 그리고 향후의 창작방향”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연변대학교 교수들과의 공저로 연변대학의 정초자 “정판룡평전”도 몇해 전에 이미 집필에 착수, 곧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10여년 지내면서 용정체험을 소설로 펴냈던 녀류작가 강경애의 일대기도 소설화하는 중이다.
연변의 첫 민족교육기관인 서전서숙의 설립자이자 고종황제의 밀사였고 독립운동가였던 보재 이상설에 관한 장편소설도 그이의 타계 100주년을 맞아 출간 예정이다.
특히 지난 몇년간 김구의 비서로 지냈고 윤봉길과 이봉창의 작탄의거를 도왔지만 이데올로기의 차이로 해외에 알려지지 못했던 의용대 출신의 여걸 리화림에 대한 전기물 집필작업을 몇해간 꾸준히 해왔다.
“꼭 그 결과물을 내놓으련다”고 김혁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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