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년간 이란 핵 과학자 20명을 제거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 지도자가 다른 나라의 과학자를 조직적으로 제거한 사실을 군사적 성과로 공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국제인도법과 국제법상 민간인 보호 원칙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지시간 9일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 졸업식 연설에서 "지난 1년 동안 이란 핵 전문가 20명을 제거했고 탄도미사일 생산 계획을 분쇄했다"며 "미국과 이란이 어떤 합의를 하더라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향후 10년간 국방예산에 3,500억 셰켈을 추가 투입해 공군력과 자국 방위산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장기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되는 시점에 나왔다. 미군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상선 공격에 대한 대응을 명분으로 이란 군사시설을 연이어 타격했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중동 지역 미군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를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이스라엘도 미국에 추가 군사작전 참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 전역의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는 이스라엘의 '표적 암살' 전략이 있다. 이스라엘 언론은 지난해 이란 핵 과학자들이 자택에서 잠든 사이 동시다발적으로 암살됐으며, 이후 후속 공습으로 추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러한 작전이 단발성이 아니라 장기간 체계적으로 진행됐음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제인도법은 무력충돌 상황에서도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군사적 필요성과 비례성 원칙을 엄격하게 요구한다. 특정 인물이 실제 전투행위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지 여부는 합법성 판단의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연구자나 과학자를 일률적으로 군사적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국제법적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국가 간 분쟁에서 재판 절차 없이 이뤄지는 표적 암살이 생명권과 적법절차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해 왔다. 반면 이스라엘은 핵무기 개발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직접 관여한 인물들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군사적 목표물이 될 수 있으며, 선제적 자위권 행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이번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단순한 전과(戰果) 공개를 넘어 중동 분쟁의 성격이 군사시설을 넘어 핵 개발 인력과 과학기술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까지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외교적 해법보다 군사적 대응이 우선되는 악순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국제사회에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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