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의 신임 방위상이 중국의 국방예산 공개 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북아 안보를 둘러싼 중·일 간 신경전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일본 방위상인 고이즈미 신지로는 17일 일본 방위성에서 가진 외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발표하는 국방예산 수치의 신뢰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최근 중국이 일본의 안보정책 변화를 두고 ‘신군국주의 움직임’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사실상의 반박으로 해석된다.
취임 후 처음 외신 인터뷰에 나선 고이즈미 방위상은 일본의 국방예산이 국회의 심의와 감시를 거치고 있으며, 드론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전장과 관련된 투자 역시 공개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발표하는 국방예산이 실제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자료가 존재하는지, 또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지에 대해 국제사회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그러한 의문에 대해 중국이 얼마나 성실하게 설명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국제 안보 전문가들과 서방 국가들은 오랫동안 중국의 공식 국방예산이 실제 군사 관련 지출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의 국방비를 다른 국가들과 단순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중국의 2024년 실제 국방 관련 지출이 공식 발표된 약 2310억 달러보다 32~63%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측은 무장경찰 운영비와 지방정부 안보 예산, 퇴역군인 지원 비용, 국방 연구개발(R&D), 군사 인프라 투자, 국방 동원체계 운영비 등을 포함할 경우 실제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박해 왔다.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는 자국 국방예산이 법률과 예산 절차에 따라 공개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도 주요 군사강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군 현대화와 국가 주권 수호를 위한 합리적 지출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예산 공개 문제를 넘어 동북아 전략 경쟁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본은 방위력 증강 계획에 따라 반격 능력 확보와 첨단 무기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군사대국화 움직임으로 규정하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반대로 일본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 속도와 해양 활동 확대, 대만해협 주변 군사훈련 증가 등을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양국의 갈등은 최근 대만 문제를 둘러싼 외교 공방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은 일본 정치권의 대만 관련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일본은 대만해협의 안정이 자국 안보와 직결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방비와 군사력 투명성 논쟁은 단순한 통계 논란을 넘어 전략적 신뢰와 직결된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일본 모두 상대방의 군사 의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점을 주목한다. 실제로 국방비 규모 자체보다 군사력 운용 방식과 전략 목표를 둘러싼 정보 부족이 지역 안보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상호 의존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안보 분야에서는 경쟁과 견제가 심화되는 현재의 중·일 관계가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중국이 국방비 공개 범위를 확대할지, 일본이 추가적인 문제 제기에 나설지 주목되는 가운데, 양국 간 군사·안보 논쟁은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정세 변화와 맞물려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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