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공장에서 기술 강국으로”… 유럽을 덮친 중국 혁신의 파도

[동포투데이] “무인기, TV, 로봇… 중국산 기술 제품의 파도가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다.”
프랑스의 유력 시사주간지 <르 익스프레스>(L’Express)가 최근 “유럽은 중국에 시장을 내주고 기술을 얻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유럽 산업이 중국의 기술력 앞에서 무력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는 “20년 전 중국 시장을 얻기 위해 기술을 이전했던 에어버스 사례가 이제는 정반대로 바뀌고 있다”고 꼬집었다.
<르 익스프레스>는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이라는 옛 이미지를 벗고 기술 중심의 혁신 국가로 변신했다”고 평가했다.
유럽가전산업협회(APPLiA)의 파올로 팔치오니 사무총장은 “10년 전만 해도 중국 가전·전자 박람회는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라스베이거스 CES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대 전자전 중 하나로 성장했다”며 “중국의 기술 성장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유럽 시장을 무대로 중국 브랜드는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드론의 DJI, TV의 TCL, 로봇의 유슈테크(UNITREE), 스마트폰의 샤오미 등 각 분야에서 유럽 브랜드를 빠르게 밀어내고 있다.
프랑스 가구가전무역연합의 장샤를 보글리(Jean-Charles Vogley) 사무총장은 “TCL은 일본 브랜드를 위협하고, 냉장고·세탁기 등에서도 유럽 제품과 경쟁할 만큼 성장했다”며 “소형가전 시장은 이미 중국 기업이 장악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전자유통기업 이노브8(Innov8)의 스테판 보봇 대표는 “중국 남부 선전(深圳)은 혁신의 본산이 됐다”며 “연구개발, 생산, 투자가 하나로 엮인 산업 생태계 덕분에 신제품 개발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했다.
유럽의 기술 자존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몽테뉴연구소의 프랑수아 시미츠 유럽프로그램 책임자는 “에너지 위기 이후 유럽은 산업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정책적 대응이 늦어 중국의 기술 파도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선 중국과 새로운 협력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며 “20년 전 에어버스가 기술을 내주고 시장을 얻었던 것처럼, 이제는 유럽이 시장을 내줘야 기술을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럽 내부에서는 중국 기술을 규제하거나 교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2월, 유럽연합(EU) 산하 연구기관은 “중국 배터리 기업이 유럽에서 사업하려면 기술을 이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EU가 중국 기업의 현지 투자 조건으로 기술 이전, 유럽산 부품 사용, 현지 고용 등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역(逆)보호주의’ 조치가 중국의 반발을 불러와 오히려 유럽 산업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측은 즉각 반박했다. 신화통신은 논평을 통해 “중국은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한 적이 없으며, 모든 기술 협력은 자발적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해왔고, 중·유럽 간 협력체계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언론은 “중국과 유럽의 관계는 단순한 경쟁을 넘어선 복잡한 공존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20년 전, 유럽이 중국에 기술을 넘겨 시장을 얻었다면, 이제는 중국이 기술을 앞세워 유럽의 시장을 차지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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