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미국이 다시 희토류 확보에 나섰지만, 중국이 수십 년간 다져온 ‘전 주기 공급망’ 앞에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중국이 압도적인 자원 매장량과 국가 주도의 장기 투자로 구축해온 희토류 산업은 이제 단순한 자원 문제가 아닌 세계적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미국은 여전히 채굴부터 정제, 제조에 이르는 산업 전반을 제대로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
홍콩 <남화조보>는 6일 “중국의 희토류 산업 지배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며 “미국이 도전하려면 앞으로 수십 년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한때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희토류 생산을 재개하려 했지만, 결국 산업 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중국과의 격차만 벌어졌다는 것이다.
희토류는 스마트폰부터 전기차, 미사일 등 전략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이는 핵심 소재다. 하지만 이 자원은 자연계에 희소하게 존재할 뿐 아니라, 정제 공정 또한 복잡하고 고비용이 요구된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이를 전략 자산으로 규정하고, 꾸준한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저비용 황산 추출 공법은 산업 확장의 기폭제가 됐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운틴패스 광산’을 중심으로 자국 공급망을 복원하려 했지만, 환경 규제와 시장 경쟁력 부족에 부딪혔다. 오바마 정부 시절 15억 달러의 민간 투자가 이뤄졌지만, 투자 기업의 파산으로 2015년 프로젝트는 좌초됐다. 이후 미국은 마운틴패스를 운영하는 MP 머티리얼스에 국방부와 애플을 동원해 추가 투자를 진행했지만, 아직 완성된 생산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반면 중국은 이미 1992년, 지도부가 “중동엔 석유, 중국엔 희토”라는 발언을 내놓으며 전략적 행보를 공공연히 선언했다. 이후 희토류 채굴부터 정제, 자석 생산까지 산업 전 주기를 국가가 통제하며 키워왔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능력의 90%, 희토 합금 제련 능력의 69%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말부터는 희토류 원자재 수출에 수출세와 쿼터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하도록 유도했다. 일본 정밀전자기업 세이코엡손, 미국의 마그퀸 마그네틱스 등이 잇달아 중국 공장으로 생산거점을 옮겼고, 2000년대 초 미국의 마지막 자석 공장은 문을 닫았다.
이 같은 흐름은 중국의 기술력 축적과 저가 공급 전략을 더욱 강화시켰다. 중금속 광석이 풍부한 남부 지역 중심으로 채굴이 집중됐고, 저임금과 낮은 전력비용, 국가 차원의 대규모 설비투자까지 더해지며 중국은 희토류 ‘원스톱 공급국’이 됐다. 최근에는 ‘녹색 제련’과 ‘지능형 제조’를 앞세운 새로운 산업 전략도 등장하고 있다. 2024년 10월 가동된 ‘북방희토류 녹색 제련 프로젝트’는 에너지 재활용, 저배출, 폐수 순환 등의 기술을 도입한 대표 사례다.
미국은 뒤늦게 희토류 공급망 재건에 나섰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미국은 최근 인도, 그린란드 등과 손잡고 희토류 프로젝트에 뛰어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술력과 공정 장악력에서 중국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소광자원그룹의 팡차오이 대표는 “미국이 자국 내에서 재활용이나 채굴을 시도하더라도, 주요 장비는 결국 중국산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서 자석 제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은 중국과 일본 정도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대기업들조차도 생산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희토류 수출은 책임감 있고 비차별적인 원칙을 따른다”고 강조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맞춰 다자 무역 질서를 수호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국 내 산업 복원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더라도, 중국의 기존 체계를 흔드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미국의 재진입이 상업적 논리가 아니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그만큼 시장에서 뒤처졌다는 현실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지금, 과거 자신이 놓친 산업의 빈자리를 메우려 애쓰고 있지만, 이미 희토류 전쟁의 중심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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