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지난 28일 새벽, 중국 베이징시 미윈(密云)구의 한 요양시설이 갑작스러운 폭우로 침수되면서 고령의 입소자 3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7일간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는 하천의 수위를 순식간에 끌어올렸고, 거센 물살은 구조작업마저 가로막았다. 이번 사건은 기후위기 시대에 기존 재난 대응 체계가 얼마나 취약계층에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베이징시 인민정부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상황을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미윈구 방재 담당자는 “태사툰진(太师屯镇)의 한 노인 요양시설에서 31명이 사망했으며, 이번 재해로 인한 전체 사망자는 44명”이라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요양원은 미윈 수력댐 상류에 위치한 시설로, 당시 총 77명이 머물고 있었다. 이 가운데 69명이 노인 입소자였으며, 대부분은 일상적인 거동이 어렵거나 집중적인 돌봄이 필요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8명이 함께 있었지만, 새벽 시간 갑자기 불어난 물 앞에서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다.
미윈구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당일 상류 간위거우(干峪沟) 지역에는 12시간 동안 290.7mm의 집중호우가 쏟아졌고, 청수하(清水河) 수위도 급격히 상승해 마을 전체가 순식간에 침수됐다. 도로는 강처럼 변했고, 요양원 앞 거리는 수심이 최대 2m에 달했다. 신고를 받은 구조대는 오전 7시경 현장에 도착했지만, 물살이 너무 거세 접근조차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방재 당국은 “구조대가 여러 경로를 통해 접근을 시도한 끝에 오전 10시쯤부터 구조작업이 본격화됐다”며 “이튿날까지 이어진 수색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다수의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베이징시는 이번 폭우로 미윈구 전역에서 약 11만3000명의 주민이 피해를 입었고, 3만1000여 채의 주택, 6994대의 차량, 10개 이상의 도로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총 20개 진(鎮) 205개 마을에서 약 1만6000명이 사전에 대피했지만, 참변이 발생한 해당 요양시설은 대피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요양원이 위치한 중심지역은 그동안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져 대피 계획에서 제외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결과적으로 이는 명백한 판단 착오였다. 기존 대응 매뉴얼에 허점이 있었고, 극단적 기후 상황에 대한 인식도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시스템과 인식의 문제”라며 “'생명 최우선'은 단지 구호의 수사에 그쳐서는 안 되며, 앞으로는 노인·어린이·장애인 등 재난 취약계층을 중심에 둔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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