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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축구, 끝없는 추락에 해체론 재점화

  • 허훈 기자
  • 입력 2025.07.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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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시아컵 개막전서 한국 '2군'에 무기력… 축구협회·선수단 싸잡아 비판

[동포투데이] 2025년 동아시아컵 첫 경기에서 중국 축구 대표팀이 한국 대표팀에게 0대3으로 완패했다. 상대는 유럽파가 빠진 '2군'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경기 내내 밀리며 유효슈팅 하나 없이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경기 내용은 물론이고 정신력, 조직력, 기본기 어느 하나 건질 데 없는 '완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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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중국 대표팀은 전반 8분 만에 이동경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이어 주민규, 김주성에게 연이어 실점하며 사실상 승부가 일찍 끝났다. 후반전엔 체력도 급격히 떨어지며 제대로 된 공격조차 하지 못했다. 단 5개의 슛, 유효슈팅은 0개였다. 90분 동안 상대 골키퍼에게 위협조차 주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정작 경기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이후였다. 감독은 선수 탓을 했고, 선수는 공개적으로 감독의 전술을 비판하며 내홍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팬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중국 SNS에는 “국가대표 해체하라”, “축구협회는 물러나라”는 글이 쏟아졌고, 실시간 검색어 상위는 온통 비판 일색이었다.


이번 참패는 단지 한 경기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축구는 수년째 내리막길이다. 월드컵 예선 탈락, 아시안컵 부진, 각급 대표팀의 국제무대 침묵.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소년 축구마저 붕괴 직전이다. 2015년 8만 명에 달하던 청소년 등록 선수 수는 2025년 기준 3만 명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일본은 같은 기간 2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실력만이 아니다. 경기 전날 밤, 한 국대 선수가 유흥업소에 들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선수단 기강 해이 논란까지 불거졌다. 팬들은 “이래서 못 이긴다”, “국가대표 자격이 없다”며 분노했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또다시 “조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과거 유사 사례에서도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기에, 이번에도 기대하는 이는 드물다.


중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책임지는 이가 없다는 점이다. 부실한 지도력, 붕괴된 유소년 시스템, 선수들의 안일한 자세, 그리고 이를 방치한 축구협회까지. 그 누구도 물러나지 않고, 그 누구도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


최근 축구협회는 ‘현(縣) 단위 유소년 시범 사업’을 발표했다.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재정과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럴듯한 말잔치일 뿐”이라는 냉소가 뒤따른다. 한 유소년 코치는 “예산도 안 주면서 권한만 넘긴다는 게 무슨 의미냐”며 헛웃음을 지었다.


국가대표팀 감독 인선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팀을 맡고 있는 주얼제비치 감독은 사실상 ‘임시직’ 신분인데다, 전술 이해도와 리더십 모두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내파 감독으로 교체하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다.


국가대표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로리그 역시 침체일로다. 관중은 줄고, 중계 시청률은 바닥이다. 2025년 국대 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0.8%. 10년 전 2.5%에 비하면 국민적 무관심이 도를 넘고 있다.


그런데도 축구협회는 위기의식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캠페인’, ‘정책’, ‘간담회’란 말만 되풀이할 뿐, 실제 뿌리부터 뜯어고칠 개혁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대표팀 감독과 주장 사이에서 공개 설전까지 벌어졌지만, 협회는 "내부 조율 중"이라며 상황을 외면했다.


2002년, 중국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20년이 흐른 지금, 축구는 국가 자존심이 아닌 조롱의 대상이 됐다. 그럼에도 바뀐 것이 없다. 여전히 관료주의, 여전히 무능한 지도부, 여전히 안일한 선수단.


차라리 해체하라는 말이 괜한 감정 섞인 비난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축구는 종합 시스템의 산물이다. 지금처럼 땜질식 대응으로는, 10년 뒤에도 같은 경기를 같은 분노로 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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