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시장 예비선거서 민주사회주의자 맘다니 돌풍… 쿠오모 꺾고 본선 유력
[동포투데이] “세계 자본주의의 수도”라 불리는 뉴욕에서 민주사회주의자의 정치 실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현지시각) 열린 미국 뉴욕시장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조람 맘다니(33) 뉴욕주 하원의원이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진보 정치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의 지원과 젊은 유권자들의 폭발적인 참여가 맘다니의 돌풍을 이끌었다.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개표율 92.8% 기준 잠정 결과에 따르면, 맘다니는 43.5%를 득표해 36.4%를 얻은 쿠오모를 제쳤다.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관은 11.3%로 뒤를 이었고, 시의회 의장 아드리엔 아담스는 4%대에 머물렀다.
폭염 속에서도 투표 열기…“역사 만들었다”
투표일인 24일은 기온이 섭씨 38도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서도 유권자들은 대거 투표소를 찾았다. 시정부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100만 명이 넘게 투표했고, 이달 14일부터 진행된 조기투표 참여자도 38만 명을 넘었다. 이는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맘다니는 이날 밤 “오늘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그의 상대였던 쿠오모는 같은 날 저녁 패배를 인정하고 “이 밤은 맘다니 의원의 것이다”라며 축하를 건넸다. 다만 그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열어두며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맘다니의 돌풍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예상 밖이었다.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에서 5월 말 쿠오모의 당선 확률은 92.5%였고, 맘다니는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쿠오모는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과 댄 로브, 전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등 유력 재계 인사들의 지지를 받으며 ‘본선 직행’이 유력시되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맘다니는 대기업 후원금이나 슈퍼팩의 힘이 아닌, 젊은 유권자들과 온라인 지지자들의 자발적 참여에 기반한 ‘작은 정치’로 지형을 뒤흔들었다.
그는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 임대료 동결, 700억 달러 규모의 공공임대주택 건설, 무료 버스 운행, 공영 식료품점 도입 등 ‘생활 밀착형’ 공약을 내세웠다. 그의 선거 캠프는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으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2만1천여 명의 후원자 중 75%가 100달러 미만의 소액을 기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자본권력의 위기감…“이 도시에 사회주의 시장이라니”
예비선거 결과가 공개되자, 월스트리트엔 위기감이 번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권 수뇌부가 비공개 긴급 회의를 열고, 맘다니를 저지할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일부는 맘다니를 견제하기 위해 외부 단체에 2천만 달러를 모금하거나, 다른 후보인 아드리엔 아담스를 지지하는 방안, 심지어는 공화당 후보에게 백악관 직위를 제안해 선거에서 손을 떼게 하는 방안까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업계와 금융권은 특히 맘다니의 ‘임대료 동결’ 공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신규 투자 위축, 공급 감소, 가격 왜곡 등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부 개발업자들은 뉴욕에서 사업 철수를 검토하며 마이애미, 댈러스 등지로 이동할 채비를 하고 있다.
금융 서비스사 대표 앤서니 폼플리아노는 “사회주의는 어디서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맘다니의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헤지펀드 대표 리키 샌들러는 “그가 시장이 된다면, 나는 내 가족과 회사를 뉴욕에서 옮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두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테크 기반 기업인 코튜 매니지먼트의 필립 라퐁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뉴욕은 여전히 번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맘다니 돌풍이 월가 내부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뉴욕시 선거기록에 따르면, 대형은행 소속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쿠오모보다 맘다니에게 더 많은 후원을 했다. 기존 금융 중심 노동자 대신, 테크 및 비금융 분야 노동자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예비선거에서의 승리가 곧 본선 승리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 지지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뉴욕의 정치 지형상, 맘다니는 사실상 유력한 차기 시장으로 떠올랐다.
그의 도전은 “자본주의 심장부에서 사회주의 시장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국 대도시 정치의 새 국면을 열어젖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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