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미국 AI 기술의 확산을 가로막는 현재의 규제가 자국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이대로라면 중국에 세계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진영에서 백악관 AI 및 암호화폐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삭스 고문은 워싱턴에서 열린 아마존 클라우드 테크 서밋 행사에서 "5년 뒤 세상이 중국산 칩으로 가득하다면, 그것은 곧 미국이 졌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그런 상황을 절대로 용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삭스 고문은 미국 정부가 안보 우려를 앞세워 AI 칩 수출을 과도하게 통제하면서 오히려 자국 산업의 기회를 축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마치 AI 칩이 서류가방에 담겨 몰래 빠져나갈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이 칩은 2미터 가까운 크기에 무게만 2톤이다. 실제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측이 AI와 반도체를 핵심 미래산업으로 규정하고, 기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수출 통제 중심의 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삭스 고문은 바이든 정부가 추진했던 ‘AI 확산 가이드라인’을 비롯한 여러 행정명령이 폐기됐음을 확인했다. 이 지침은 미국산 첨단 칩이 제3국을 경유해 중국 등 경쟁국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트럼프 측은 이를 ‘기술 확산’ 자체를 부정적으로 낙인찍는 조치라고 본다.
삭스 고문은 "확산(diffusion)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으로 여겨지게 됐다"며 "그러나 미국 기술의 확산은 오히려 긍정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공포에 휩싸인 나머지 기술 진보를 스스로 목 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인식은 최근 트럼프 진영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손잡고 미국 외 지역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AI 산업단지를 건설하기로 한 결정에서도 드러난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걸프 지역에 대한 AI 칩 수출을 제한해왔지만, 트럼프 측은 이를 오히려 경쟁국인 중국에 우호적 기회를 제공한 실책으로 보고 있다. 삭스 고문은 “우리는 예전부터 걸프 국가들을 중국 쪽으로 떠미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며 “이제는 전략적 동맹을 형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술 추격도 트럼프 측의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삭스 고문은 최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선보인 고성능·저비용 AI 모델이 세계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AI 분야에서 수년 뒤처졌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실제로는 3~~6개월 정도의 차이밖에 없을 수 있다. 이건 치열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뒤늦게 “AI 대형 모델에 한정된 이야기”라며, 반도체 분야에선 여전히 미국이 1~~2년 앞서 있다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해 중국 반도체와 AI 산업을 부당하게 억제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는 시장 질서를 해치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조치로, 중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AI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두고 미국 내부에서조차 통제냐 확산이냐를 놓고 정책 노선이 충돌하는 가운데, 미국의 다음 대선 결과에 따라 세계 AI 시장의 흐름도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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