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미중 간 통상 갈등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전기차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자석’을 둘러싼 공급 위기가 미국 경제 전반을 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여 년간 미국이 스스로 포기하다시피 한 희토류 산업의 공백이,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와 맞물리며 뼈아픈 현실로 되돌아온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에서 “중국이 희토류 자석 수출을 중단한 이후, 미국은 그동안 방치해온 자국 공급망의 취약성에 직면하고 있다”며 “심각한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은 자국 내 희토류 자석 생산 기반을 중국에 넘기면서 지금은 거의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가 되었다.
문제의 핵심은 ‘희토류 자석’이다. 전기차 브레이크, 조향 장치, 내연기관 차량의 연료 분사 시스템은 물론, 반도체·전투기 등 주요 전략산업 전반에서 이 자석은 핵심 부품이다.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공장에서 생산되던 희토류 자석은 2000년대 초반 이후 단계적으로 중국으로 이전됐고, 그 뒤로 미국은 자체 공급 역량을 거의 상실했다.
중국은 지난 4월 4일, 예고 없이 희토류 자석의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 나온 조치다. 미국은 뒤늦게 충격을 흡수하려 애쓰고 있지만, 공급망 공백은 빠르게 산업 현장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대체 자재가 없는 희토류 자석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가장 먼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제네바에서 열린 경제통상 회담 이후 미국 정부는 중국이 수출 제한을 완화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정작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지금 재고 부족에 직면해 있다. 미 상무부 전 차관보는 “이것은 미국은 물론 세계 산업의 치명적인 구조적 약점”이라며 “중국은 이를 수년 전부터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수출 전면 중단 이후, 희토류 자석 수출을 ‘항목별 허가제’로 전환했다. 4월 중순부터 유럽 일부 기업에 제한적으로 수출 허가가 발급됐고, 최근에는 미국 기업 몇 곳에도 허가가 내려졌지만, 허가는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그 사이 중국 내 생산업체들 중 일부는 수출 허가가 나지 않아 생산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수주일간 이어진 생산 공백은 결국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생산라인에도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인 마이클 던은 “중국의 통제만으로 미국 내 주요 자동차 공장들의 조립 라인이 중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전 세계 고성능 희토류 자석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 등지에서 소규모 공장 재가동을 추진 중이지만, 전반적인 자급 역량은 여전히 미비하다. 미국 정부는 2010년 중국이 일본에 대해 두 달간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던 일을 계기로 국내 생산 재건을 추진해왔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희토류 자석 생산은 막대한 초기 투자와 환경 규제 대응이 필요한 반면, 이익은 낮고 회수 기간은 길어 민간 투자가 적극적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전혀 다른 조건 속에서 산업 경쟁력을 쌓아왔다. 대규모 국책 예산을 바탕으로 공장을 짓고, 환경 규제 부담 없이 생산을 확대해왔다. 또 중국 전역에는 희귀 광물 화학 전공을 다루는 대학이 39곳에 달할 정도로 전문 인력 양성도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는 이에 해당하는 교육 기반조차 거의 없다.
‘희토류 패권’은 이제 단순한 소재 수출입 문제를 넘어, 글로벌 산업 질서의 균형을 좌우할 수 있는 전략 무기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 경제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단지 공급망 위기만이 아니다. 수십 년간 외주화와 탈산업화를 선택해온 대가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BEST 뉴스
-
대림동, 극우 반중 시위…시민단체 맞불 집회로 충돌 일촉즉발
[동포투데이] 서울 최대 중국인 밀집 지역인 대림동에서 7월 11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등 극우 성향 인사 약 40명이 반중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Only 尹’(윤석열 복직 요구)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중국은 물러가라”는 등 혐오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중국계 주민들... -
“중국공산당 당원 수 1억 27만 1천 명…젊고 학력 높은 당원, 조직도 촘촘히 확장”
[동포투데이] 중국 공산당 당원 수가 지난해 말 기준 1억 27만 1천 명에 이르며, 전년보다 약 109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은 1.1%다. 공산당 중앙조직부는 7월 1일, 창당 104주년을 앞두고 공개한 보고서에서 “당 조직의 규모가 꾸준히 확장되고 있으며,... -
"청도와 세계의 건배"…제35회 청도 국제맥주축제 개막
[동포투데이] 중국 산둥성 청도시가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월 18일 밤, 청도 서해안 신구 금사탄 맥주성에서 제35회 청도 국제맥주축제가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청도와 세계가 함께 건배한다"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국제맥주축제는 8월 16일까지 열린다. 개막식 공연은 시청각 예술의 ...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제11회 발표회 성료
[동포투데이]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과 한국외국어대학교 KFL대학원(원장 김재욱)이 공동 주최한 ‘제11회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발표회’가 7월 14일 오후 1시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대학원 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디아스포라와 세계시민을 잇는 정체성 교육’을 주제로 열... -
“가슴 깊이 울린 그 소리” — 장쿤·궁한린, 연변서 조선족 전통문화 체험
[동포투데이] 중국곡예가협회 전 회장이자 대중에 친숙한 국민 예술가 장쿤(姜昆)과 배우 궁한린(巩汉林) 등 원로 예술인들이 최근 연변을 찾아 조선족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지역 문화산업의 현황을 살폈다. 이들은 단순한 방문객이 아니라, 문화를 몸소 익히고자 하는 참여자로서 현장에 녹아들었다. ... -
“윤석열 전 대통령, 재구속”…로이터 “내란죄 수사 탄력받아”
[동포투데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7월 10일 재수감됐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
NEWS TOP 5
실시간뉴스
-
플로리다 '악어 교도소', 미국의 불편한 진실
-
'허공의 고속철' 꿈 좌초…캘리포니아 프로젝트로 본 美 인프라의 민낯
-
트럼프, 대중 강경 노선 완화…시진핑 회담·무역 합의 노려
-
“美, 개방형 AI 경쟁 사실상 이탈…中 모델 시장 주도”
-
젠슨 황 “중국, 미국 칩 필요 없어… 자체 기술 충분”
-
트럼프, 韩·日에 25% 관세 폭탄…동맹국에도 ‘무차별 통상 압박’
-
“대중 의존 끊겠다”는 트럼프 행정명령, 美 업계는 “비현실적” 반발
-
"대만 방어, 미국의 '위험한 착각'"…미 전문가들 잇따른 경고
-
트럼프 “중국 갈 수도”…시진핑 방미 가능성도 언급…틱톡 매각 협상도 막바지
-
美 상원, 감세법안 통과...부채 급증·빈부격차 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