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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미국서 '샌드위치 신세'…미중 갈등 속 딜레마

  • 화영 기자
  • 입력 2025.04.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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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대만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에서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애리조나주에 400억 달러(약 52조 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공사 지연과 천문학적 비용 증가, 인력 부족 등 복합적 문제로 2025년 양산 목표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TSMC 창업자 모리스 창(張忠謀)이 2018년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은 하늘에 오르기보다 어렵다"고 경고한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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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창은 2018년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 논의가 본격화되던 시기부터 "미국은 인건비가 높고 숙련 인력 부족, 불안정한 공급망으로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해왔다. 예상대로 애리조나 공장의 운영비는 대만 본토보다 4배 높은 것으로 추정되며, 장비 유지비용 역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첨단 장비 운용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 문제가 걸림돌로 부상했다. 2024년 블룸버그는 "애리조나 전력망이 고온에 취약해 TSMC의 초정밀 장비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현지 인프라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도 TSMC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2021년 미 상무부가 TSMC에 고객 정보 제출을 강제한 데 이어, 2022년 'CHIPS 법안'을 통해 중국 진출 제한 등의 조건을 붙인 보조금 지원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했다. 이에 TSMC는 3나노미터·2나노미터급 최첨단 공정 기술을 미국에 이전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유출 우려 속에서도 미 정부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인력 수급 문제도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반도체 생산을 책임질 현지 숙련공 부족으로 TSMC는 대만에서 300여 명의 엔지니어를 파견했으나,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로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2023년 뉴욕타임스는 "현지 노조가 대만 인력 파견에 반발하며 건설 지연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TSMC의 애리조나 진출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지만, 미·중 갈등 속에서 전략적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TSMC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애플·엔비디아 등 미 기업들의 압박과 중국 시장 접근 제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고충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테일러 신규 공장 투자를 확대하는 사이, TSMC는 미국 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가 투자를 강요받는 '양자택일' 상황에 놓였다.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는 "2023년 중국의 반도체 장비 투자가 전년 대비 32% 증가하며 기술 격차 축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과 일본 역시 각각 '유럽 칩스 법안', '경제안보전략'을 통해 자국 생태계 강화에 나서며 TSMC의 시장 점유율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노트북 등 전자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TSMC의 미국 진출 문제가 단순 기업 차원을 넘어 글로벌 경제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기술 협력 체계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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