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한국 내 감독을 고집하는 한국축구가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아챔)에서 보여준 수준은 매우 실망스럽다. 사실 울산 현대 축구를 기술축구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전혀 아니다. 이건 ‘기술축구를 흉내 내는’ 사불상(四不像)일 뿐이다. 공을 패스할 때 견실하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어정쩡하고, 백패스는 여전히 고질병이다.
패스 루트 또한 창의성은 제로로, 상대 팀 선수가 빤히 다 읽어내고 있는 루트다. 왼쪽이 봉쇄면 오른쪽, 오른쪽이 봉쇄면 다시 중앙으로, 상대방 문전 쇄도가 어려우면 가끔 롱슛 등으로 상대 수비가 쉽게 판단할 수 없도록 ‘변화무쌍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매일 왼쪽으로 돌리고 다시 크로싱만 반복하면 방어하기 쉽다.
최용수 감독의 서울을 보더라도 그 팀만의 색깔이 없는 듯싶다. 선수들이 공만 잡으면 스타라도 된 듯 흔들흔들하다가 패스. 빠르게 넘어가야 할 공격 전개도 언제나 한 템포 느리다. 상대 팀 선수들이 신속하게 돌아와 자기 위치를 지키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울산도 그렇다. 뭔가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찾아볼 수 없다. 생동감 넘치는 플레이를 보기가 어렵다. 그나마 포항은 정신이 번쩍 드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도 파리아스 전 감독이 남기고 간 유산을 우려먹는 것일 뿐 황선홍의 작품이 아니다.
더욱이 한국프로축구 구단주는 아무나 국내 감독 또는 자기 사람이면 감독직을 맡긴다. 감독이 프로팀을 갖고 실험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팀을 말아먹어도 괜찮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여하튼 프로팀의 수준 향상은 두 번째고 ‘감독의 수준 향상 제고’가 첫 번째다. 프로팀 수준 제고는 감독 수준이 제고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둘째, 투자에 인색하다. 포항이 100% 한국선수로만 이미 2년간 지탱해 왔다. 포철이 용병에 투자할 돈이 없을 정도로 그렇게 가난한 구단이란 말인가? 서울, 전북, 울산도 그렇다. 용병들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데 몸값이 비교적 싼 용병들이다. 또 프로팀 구단주는 어떠한가? 프로팀 구단주는 축구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 하는 것이 지당한데 한국프로팀 구단주는 인맥ㆍ학연 등에 치우쳐 아무나 다하는 듯싶다.
셋째, 한국 내 상황을 정확히 모르지만, 한국 언론과 방송은 클럽 축구를 너무 소외한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아챔에서 승리하면 일언반구도 없다가도 패하면 톱뉴스로 다뤄 프로축구의 치부를 드러내곤 한다. 한편으론 언론과 방송의 무관심이 썰렁한 축구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일반 한국인이 아챔을 열리는지 열리지 않는지, 어느 날 경기하고 몇 시에 열리는지 알기 쉽지 않다. 필자가 볼 때 아챔에서 한국 K리그 클럽팀이 전부 패해도 한국여론은 반성 또는 관심은 비교적 조용하고 오로지 락정하석(落穽下石)의 양상이라고 할까.
이상으로 부족하지만, 나름 아챔으로 드러난 한국프로축구의 문제점을 개인적으로 짚어봤는데 그러면서도 한국축구의 장래는 밝다고 본다. 클럽 축구 이외 청소년 축구를 보면 시스템이 근간이 많이 진보됐다. 청소년 시기에 기술 습득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정확히 인식하고 준비해 나가고 있다.
물론 성인축구 무대에선 선후배 관계, 인맥ㆍ학연 등으로 진정 수준이 있는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기 매우 어려운 풍토다── 이를테면 김호 감독, 김학범 감독이 아마 인맥ㆍ학연으로 엄청나게 고생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포항의 문창진은 참 쓸만한 선수이다. 그는 오랫동안 이른바 노장들에게 밀려 출전기회가 적었지만, 근래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어 불행 중 다행이다. 어린 선수들이 당장은 노장들에게 못 미친다지만 출전기회가 꾸준히 주어진다면 한 시즌이 끝나면 노장을 뛰어넘을 수 있다. 서울의 문제점은 매일 출전하는 베스트멤버가 노장 위주이므로 지금 최용수 감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부터 슬슬 이상협, 김남춘 등 어린 선수들이 싹이 보이는데 조커로 자주 출전시켰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베스트멤버에만 매달려 특정 선수만을 혹사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예전에 청대 시절에 두각을 나타냈던 정승용은 왜 최용수 감독 아래에서는 벤치 신세인가? 귀네슈 팀에 있었더라면 제2, 제3의 이청용ㆍ기성용을 배출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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