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바그너 용병 3명이 언론에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장관 쇼이구의 앙숙 관계를 폭로해 겨우 잠잠해지던 바그너 그룹의 쿠데타 사건이 다시 화제에 올랐다.
6월 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바그너 그룹의 쿠데타 사건이 터져 충격을 주었다.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했다가 최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전격적으로 나타나 사태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러-우 전장에서 명성을 떨친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정부는 얽혀 있다. 바그너 그룹에 몸담았던 용병 3명이 인터뷰를 통해 바그너 그룹 내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이 “전쟁 기계”의 작동 패턴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러시아 정부로부터 반역자이자 탈영병으로 낙인찍힌 알렉산더는 3년간 용병으로 바그너 그룹에 몸담았던 러시아인으로, 알렉산더처럼 서방으로 귀순한 바그너 용병은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바그너 그룹이 탄생을 목격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Marat는 1993년까지 러시아 공수부대에서 복무했지만, 나중에 갱단 두목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3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2015년 바그너 그룹에 입사하여 2019년 은퇴했다. Marat와 마찬가지로 바그너 그룹의 많은 신병은 범죄 기록이 있다.
Victor는 민족주의 신념으로 바그너 그룹에 합류했으며 Morkino 기지에서 훈련받은 돈 코사크인이다.
바그너 그룹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세력을 지원하는 비밀 조직이었다. 그해 돈바스 전선에서 바그너 그룹은 도네츠크 친러시아 민병대와 협력하여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항했다. 이 전투를 통해 바그너 그룹은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전방위적으로 격상되었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남서부 크라스노다르에 있는 Morkino 군사기지에서 정식으로 조직되었으며, 러시아 군사정보국(GRU) 바로 옆에 있었다.
특히 드미트리 웃킨은 바그너 그룹의 설립자이자 사령관이었다. 알렉산더는 웃킨과 수년간 함께 일했다. 그의 기억 속에서 웃킨은 부하들이 존경하고 두려워하는 지도자였다. 그의 문신은 악명 높은 나치 친위대의 휘장이었다. 그의 코드명인 바그너는 아돌프 히틀러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에게서 따온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웃킨은 명령 집행자에 불과했다.
바그너의 진짜 수장은 상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었다. 프리고진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빈민가에서 자랐고 10대 때 범죄의 길을 걸었다. 1990년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감옥에서 풀려났다. 경제적 혼란을 틈타 프리고진은 사업을 시작하여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프리고진이 푸틴을 처음 만난 것은 바로 그의 이름으로 된 식당에서였다.
뛰어난 수완과 풍부한 자원으로 러시아 정·재계를 주름잡았던 프리고진은 푸틴과 친분을 쌓으면서 2000년 러시아 학교와 유치원, 심지어 군대까지 급식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부를 축적하는 동안 프리고진은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의무로 삼았다. 2015년부터 바그너 그룹은 시리아에서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현재 리비아, 수단, 말리, 심지어 중앙아프리카공화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시리아 내전 동안 러시아는 시리아 위기에 깊숙이 군사적으로 개입해 중동의 유일한 동맹국을 지원하기로 했고, 프리고진의 비밀 군대도 전장에 도착해 가장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러시아 정부의 눈부신 군사적 성과를 도왔다.
Marat의 여단은 지하디스트 은신처를 습격하는 임무를 맡았다. 2016년에는 팔미라 전투에 참전했다.
푸틴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행동을 선언했다. 러시아 참모본부가 예상한 대로 전쟁이 빠르게 끝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완강한 전쟁은 저항으로 전투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프리고진에게 있어서 이는 자신을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푸틴에게 바그너 용병을 전투에 투입시켜 우크라이나군을 저지하고 공세를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프리고진은 남다른 전술적 안목과 예리한 기회 의식으로 러시아 정계의 중심으로 자리를 옮겼다.
불과 몇 달 만에 프리고진은 4만 명의 수감자를 모집했고 이 수감자들은 러시아 최전방 전투 부대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그들은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치열하게 싸웠고 후퇴는 허용되지 않았다. 바그너는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에 머물면 형기가 면제될 것이라고 그들과 약속했다.
용감한 바그너 용병들이 있어 프리고진은 승승장구했고, 전공이 뒷받침되자 거침없이 러시아의 군사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심지어 러시아 국방부를 반역죄로 비난하기 시작했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프리고진 사이의 불화는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으로 시작되었다. 2018년 2월, 바그너 용병들은 Deir al-Zor 유전을 탈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미군은 정찰 중 수상한 대오를 발견한 뒤 러시아군 사령부에 연락했지만, 사령부는 바그너 집단의 존재를 부인했다. 미국은 이 수상한 대오를 폭격했고 100여 명의 용병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23명은 Marat의 부하들이었다.
이때부터 프리고진과 쇼이구는 앙숙이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이 발발한 이래 3만여 명의 병사가 전투에서 다치거나 전사했다. 수천 명의 휘하 병사가 우크라이나 땅에 쓰러졌지만, ‘프리고진의 제국’이 날로 장대해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바그너 그룹은 전통적인 의미의 '일개무부(一传统武夫)'가 아니다. 프리고진은 편평하고 효율적이며 막대한 부를 축적한 기업 방식으로 관리하고 운영해 왔다.
조사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프리고진은 무력을 이용하여 시리아 정부와 거래하고 광물 및 석유와 같은 자원을 통제했다. 이러한 자원에서 발생한 이익은 프리고진의 다른 활동에 사용되기도 했다.
바그너는 또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풍부한 광물자원을 제공받기도 했다.
프리고진 비즈니스 제국의 사업은 천연자원 개발, 호텔, 건축, 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을 포괄했다. 게다가 그는 서방에 대한 정보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 인터넷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FBI는 이 기관이 허위 소셜미디어 계정을 이용해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고발했다.
바그너는 우크라이나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고,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전황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최전선의 영웅인 프리고진이 등을 돌리면서 바그너의 앞날은 불투명해졌다.
바그너의 반란은 호랑이를 길렀다는 우화와 같아 바그너가 더 이상 푸틴의 병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루카셴코의 비호 아래 바그너가 벨라루스에 새로운 본거지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은 명백히 푸틴의 이익에 부합된다. 벨라루스에 이 무시무시한 마왕군대가 나타난다면 러시아에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겠지만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나라들이 등골이 오싹해질 것이다. 그리고 프리고진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나타나고 온라인에서 계속 병사를 모집하는 것은 바그너의 전설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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