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최근 인도, 파키스탄, 이란, 러시아 등 12개국이 개최한 국제회의가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회의의 핵심 의제는 SWIFT를 대체할 새로운 크로스보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탈달러화’였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올해 들어 러시아·브라질·이란 등 국가들이 탈러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미 연준의 폭력적인 금리 인상부터 계속되는 미 부채 위기에 이르기까지 달러의 역할은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을 더욱 경계하게 하고 있다.
최근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청산연맹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이란 등이 달러를 우회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고 26일 미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했다. 달러 포기는 ‘달러 무기화’에 대한 여러 나라의 당연한 반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 테헤란 타임스에 따르면 정상회의 기간 이란 중앙은행 총재들과 러시아, 파키스탄, 벨라루스 등 나라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양자 무역에서 자국 통화 결제를 사용하는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아시아청산연맹 회원국들은 회원국 간 통화 거래 정산을 위한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스위프트(SWIFT) 시스템과 견줄 만한 시스템을 한 달 안에 출시하기로 했다.
전 세계 각국 정부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70년대 말 85%에서 현재 58%로 떨어졌다. 무헤벨 이란 제1부통령은 회의 도중 “탈달러화는 더 이상 각국의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라 ‘달러 무기화’에 대한 각국의 당연한 반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달러화 약세가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란은 다른 국가, 특히 아시아청산연맹 회원국과 경제적 유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1974년 설립된 아시아 청산연맹은 현재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 이란, 몰디브, 미얀마, 네팔,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총 9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벨라루스, 아프가니스탄도 대표단을 파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알라비아 방송은 ‘탈달러화’의 개념에는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제 무역에서 다른 통화의 사용을 촉진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은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자국 통화의 양자 결제를 추진함으로써 국제 무역에서 달러의 위상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한편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올여름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간 무역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통화 창출’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 언론은 이집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은 이미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혔다. 중동 지역의 탈달러화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세계 각국 정부의 외화 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약 58%라고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외화 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했던 2001년에 비해서도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중동 국가들이 탈달러화를 가속화하면서 달러 지위에 대한 충격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달러 패권 수호의 중요한 초석인 ‘오일 달러’ 체제가 흔들린 탓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기사는 “1970년대 초 미국이 달러를 금과 직접 연결고리에서 벗어나게 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중요한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군사원조로 오일달러를 교환하는 것, 즉 달러로 석유 무역을 결재하는 것으로 중동에 ‘안전보장’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바랄루 전 모로코 경제재정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상품 가격이 오르고 인플레이션과 빈곤 문제가 심화되면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 연준의 지속적인 긴축 통화정책은 중동 여러 나라의 경제난 악화에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중동 지역의 에너지 무역은 영국 파운드·금·달러 등 통화가 주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중동 국가들은 단일 통화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와 현재 러-우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발라루는 “중동 통치에 대한 달러의 흥망성쇠는 역사적으로 볼 때 국제 통화가 곧 새로운 주기와 윤회를 맞이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경제주간지 파이낸셜타임스 호세임 부편집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선 글로벌 경제구도의 진화와 신흥경제국의 부상이 국제통화체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등 신흥경제국이 부상하면서 국제 무역과 투자에서 자국 통화의 사용이 늘었고 외화 보유액에서 달러의 상대적 비중은 떨어졌으며 달러 패권에 대한 의문과 국제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성은 일부 국가의 외화 보유액을 다변화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이란 국영 TV에 따르면 아시아청산연맹 정상회의 기간 중 이들 국가의 ‘탈달러화’를 돕기 위한 새로운 회원국의 영입을 모색했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알라비아 방송도 “‘탈달러화’가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시행은 쉽지 않으며 국제 무역과 금융시스템에서는 여전히 달러화의 지배력이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국가와 지역은 양자 무역이나 지역 무역 협정에 지불 방식을 다변화하고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길에서 남미는 중동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 같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은 중남미 지역의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교역을 촉진하기 위해 공동통화인 '수르'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그러나 이 과정의 복잡성은 달러 대신 국제 지불 체제의 주도통화로 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남미 국가들로 하여금 느끼게 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등 남미의 통화는 올들어 달러 강세에 따른 평가절하 압력이 커지면서 남미 국가들의 수입 인플레이션 압력과 자본유출 위험이 커졌고, 정부의 채무상환 능력도 낮아졌다.
달러 의존 탈피에 대한 남미 여러 나라의 염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최근 아르헨티나 언론은 서로 다른 경제 구조와 정책을 가진 나라 간의 통화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화동맹 체제에서 각국 중앙은행은 고정환율, 자유로운 자본이동, 독립적인 통화정책이라는 경제정책의 ‘3 난국’에 직면해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나아가 라틴 아메리카가 공통통화를 개발할 준비가 됐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미 잡지 디 애틀랜틱의 분석에 따르면 수르가 실제로 역할을 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유럽 연합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공통통화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안정적인 정치 체제를 갖고 동일한 거시 경제 정책 개념을 공유해야 한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도 앞서 수르의 목적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의 통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무역과 자본 흐름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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