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김현나 기자] 최근 영국 기상청이 전 세계 해수 온도를 측정한 결과 3년 만에 엘니뇨 현상이 올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엘니뇨는 태평양 중동부의 바닷물이 따뜻해져 해류와 몬순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더운 날씨를 가져오는 현상을 말한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의 여름의 지구 기온이 2016년 여름보다 높을 수 있으며, 올해는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가장 무서운 것은 아니며 2024년까지 인류가 처음으로 ‘파리 협정’이 제시한 ‘1.5°C를 넘지 않는 온도 상승’ 경계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올여름 더위, 기록적인 폭염으로 될 듯
엘니뇨 지수는 과학자들이 전 세계 해수 온도 형성을 모니터링하는 데이터이다. 엘니뇨는 2020년에 마지막으로 나타났고, 지난 2~3년 동안 지구 기후는 대부분 라니냐(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였다. 하지만 최근 엘니뇨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엘니뇨 현상이 빠르게 재연될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최근 발표한 엘니뇨 관찰 보고서는 올해 5~7월 사이 ‘엘니뇨 발생 확률’을 62%로 전망했다.
NOAA 기상학자 휴리에 따르면 올해 안에 전 세계적으로 ‘엘니뇨’ 현상이 나타날 확률은 85%를 넘었다. 휴리 교수는 “열대 태평양에 엄청난 양의 차표층 해양 열량이 축적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 열량은 결국 해수면으로 밀려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엘니뇨 현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증거가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엘니뇨는 이미 세계가 겪고 있는 극한의 날씨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폭염과 가뭄, 산불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 기상학자들은 지난해 여름 더위가 지난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프리드리히 오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선임 교수는 “엘니뇨가 강해지면서 2023년 여름은 2016년 여름을 넘어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류사회의 화석연료 소비가 줄지 않는 한 온난화 추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상으로는 지구 기온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8년이었고, 공교롭게도 기온이 기록을 세운 2016년에도 강도 높은 ‘엘니뇨 현상’이 찾아왔었다.
유럽연합 기후 관측 기관 코페르니쿠스 전문가들은 2022년 고온은 역사상 5번째로 높았으며,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로 수천만 명이 유랑하고 녹는 북극 빙하의 고도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고온 외에도 많은 기후 재앙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1.5도 이하 상승 목표’, 2024년에 무너질 듯
기상학자들은 현재 진행 중인 엘니뇨가 올해 기온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엘니뇨 증강 과정은 계속돼 온난화 효과가 더해져 2024년에는 전 세계가 역대 가장 더운 해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기후연구 전문가인 하우스파세는 과학 모델이 올가을과 겨울에 중간 강도의 엘니뇨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면서 이번 엘니뇨로 지구 기온이 약 0.2°C 상승할 경우 내년 지구 평균 지표면 온도가 ‘파리 협정’에 따른 기온경계선을 돌파할 수도 있고 최소한 이 수준에 매우 근접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197개국이 2015년 파리에서 열린 당사국 총회 21차 회의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감축하기 위한 ‘파리 협정’을 채택했다. ‘파리 협정’에 명시된 목표는 금세기에 전 세계 기온 상승을 2°C 이내로 제한하는 동시에 기온 상승을 1.5°C 이하로 더 제한하는 것이다. ‘파리 협정’은 2016년 11월 4일 발효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조약이다.
이 ‘1.5도 이하 상승 목표’에 대해 현재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코페르니쿠스 기후 관측 프로그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엘니뇨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 평균기온은 인류 사회가 산업화되기 전보다 1.2℃ 상승했다.
기온 상승을 억제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지만 2022년에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온난화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1.5도 이하 상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엔 환경계획은 2050년까지 전 세계 순 탄소 배출 제로 계획을 수립, 현재 전 세계적으로는 이 목표와 큰 격차가 있다.
유엔 글래스고 기후협약 보고서에 따르면 ‘1.5도 이하 상승 목표’를 지키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까지 45% 줄여야 한다. 지금까지 전 세계 소수의 국가만이 구체적인 감축 계획을 제출했으며, 유엔 환경계획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0년 기준으로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후변화, 인간의 건강과 식량안보를 위협
일반적으로 ‘엘니뇨 현상’은 지구 기후 패턴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게 한다. 엘니뇨의 해에는 동남아시아, 호주, 남아시아 대륙 및 기타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할 수 있으며, 태평양 중부 지역에서 남미 대륙 서안까지 강우량이 증가할 수 있어 라틴 아메리카(특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홍수 피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악천후는 전 세계 식량 공급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지난 10일, 필리핀 농무부 이스터 페레스 차관은 엘니뇨 현상이 식량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기아 피해자는 8억 2800만 명으로 2019년 이후 누적 1억 5000만 명 증가했다. 가뭄과 홍수와 같은 날씨는 곡물 생산 질서를 직접적으로 교란시키고 지속적인 기온 상승은 토양 비옥도와 곡물 생산량을 감소시킨다. 그리고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식량 작물의 품질이 저하되어 식량 낭비 가능성이 커지고 기아 인구의 수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기후 문제는 또한 인간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엔은 기후변화를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단일 요인으로 나열했다. 물과 공기 오염, 온역, 토양 퇴화 등 문제는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엔 환경계획은 기온 상승에 따른 빙하 소멸과 해양 산성화 문제가 만만치 않다고 조언했다.
해양은 열의 90% 이상을 흡수하기 때문에 온도가 상승하면 해양 산성화가 증가하여 해양 자원을 위협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을 막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2050년에는 50억 명이 1년 중 한 달 이상 생활용수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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