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쉬리판( 중국 칼럼니스트)
미국 대법원은 19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가기록원(NSC)의 하원 특별위원회 문서 이관을 저지하려다 낸 소송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이 주도한 의회 소란 사건 수사에 따른 중대한 진전이자 트럼프의 '중대 실패'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정부의 여론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재출마설이 떠돌고 있다.
최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딕 모리스 전 선임고문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모리스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옛 부하 30여명도 트럼프의 부활을 우려해 이번 주 콘퍼런스콜을 열고 전 보스를 저지할 방안을 논의 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닷컴이 CNN을 인용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저지' 콘퍼런스콜에 참석한 트럼프 행정부 전 관리는 존 켈리 전 국토안보장관, 스칼라 무치 전 백악관 통신담당관, 멜라니아 전 백악관 공보비서, 그리샴 대변인, 그리핀 전 공보담당관 등 30여 명이다.
CNN의 잭 태퍼 앵커는 이번 콘퍼런스콜을 발의·진행한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관리이자 국토안보부 비서실장을 지낸 마일스 테일러라고 전했다.테일러의 위상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미국 정가에서 그의 평판은 낮지 않다.
2018년 뉴욕타임스가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운동의 일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을 때도 트럼프는 주변의 '내부고발자'를 잡아내겠다고 맹세한 바 있다. 테일러가 이 글의 저자라고 한다.
그리샴 전 백악관 공보비서관은 이런 '옛 부하'들로 구성된 반(反)트럼프 조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외부에 알렸다. 그는 6일 CNN에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뭔가를 할"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 옛 부하들이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테일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콘퍼런스콜 참가자들이 트럼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왔다"며 "트럼프의 재정 지지자가 누구인지 파악한 뒤 2022년 중간선거와 2024년 총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이길 방법을 파악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테일러의 말대로 이 조직은 적어도 2024년까지는 트럼프와 맞설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 조직의 이름이 무엇인지, 회원이 몇 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미 드러난 콘퍼런스콜 명단을 보면 참석자 다수가 트럼프와 원한이 있다.
존 켈리는 전 백악관 국토안보 막료장으로 원래 트럼프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그가 군에서 국토안보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것이다.백악관 막료장 자리에서 존 켈리는 트럼프가 배넌을 해고하는 데 일조했다.스칼라무치 전 백악관 통신담당관도 존 켈리의 손을 거쳐 경질됐다.이들은 이제 반(反)트럼프 진영에 서 있다.
2018년 유명 기자 밥 우드워드의 책 '두려움: 백악관의 트럼프'는 존 켈리가 트럼프를 '백치'라고 비난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2019년 존 켈리가 퇴임 후에도 트럼프를 "역사는 물론 미국의 기본적인 상황까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여러 차례 비난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한 일 중 일부는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칼라 무치 전 백악관 통신담당관은 백악관 홍보국장으로 부임한 지 2주가 채 되지 않아 해고된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사적인 원한' 때문에 트럼프를 반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그리핀 전 공보담당관은 공화당이 국회의사당 폭동에 대한 책임을지지 않으려는 데 대해 "당이 도덕이 훼손되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의 옛 부하였던 이들은 트럼프 시절의 백악관 권력 운용 상황, 정치·비즈니스 관련 정도를 알고 있으며, 트럼프의 정신 상태도 잘 알고 있다.앞으로 이들은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 같은 책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폭로할지도 모른다
다만 이들의 '폭탄'이 반드시 트럼프를 다치게 할 필요는 없다.
1월 15일 트럼프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시골마을 트럼프읍피렌체에서 2022년 첫 유세 집회를 열었다.그는 연설에서 "올해 우리는 하원을 탈환하고 상원을 탈환하며 미국을 탈환할 것"이라며 "우리 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좋고, 강해질 것이다. 전에 없던 방식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2024'라는 문구가 새겨진 깃발을 열광적으로 흔들었다. 이 낯익은 장면에서 우리는 미국 극우 정치세력과 현실 상황, 바이든 정부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여전히 트럼프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옛 부하였던 사람들이 나서서 옛 보스를 저지하겠다고 공언하고 뉴욕 법무장관의 부동산회사 사기 수사 등 관련 조치가 이어지고 있고, 대법원조차 트럼프 편에 서지 않고 있지만, 미국 정치환경이 '당신이 죽고 내가 산다'는 방향으로 계속 분열되는 흐름 속에서 트럼프의 정치적 에너지가 바닥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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